▲시커먼 펄층이 쌓인 곳에서 죽은 물고기의 몸에는 하얀 솜털 같은 것이 쌓여 있었다. 아가미 근처가 붉은 핏빛으로 물든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죽어가는 붕어도 보였다.
김종술
19일 다시 찾은 금강에는 여전히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녔다. 공주보 상류 좌·우안에는 강바닥에서 떠오른 조류 사체가 둥둥 떠다니고 죽은 물고기도 간간이 눈에 보였다. 시커먼 펄층이 쌓인 곳에서 죽은 물고기의 몸에는 하얀 솜털 같은 것이 쌓여 있었다. 아가미 근처가 붉은 핏빛으로 물든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죽어가는 붕어도 보였다.
죽은 물고기 다수는 붕어였다. 잡식성인 붕어는 작은 갑각류, 곤충, 실지렁이 등과 식물의 씨, 잎, 줄기 등을 먹고 산다. 보통 3급수에서 살지만, 4급수 같은 더러운 물에서도 살아가는 강한 종이다. 그런 이유로 붕어가 죽는다는 것은 더는 생물이 살아갈 수 없다는 척도이기도 하다.
공주보 좌안 콘크리트 고정보가 있는 곳에는 조류 사체가 가득했다. 각종 쓰레기와 뒤섞여 썩은 악취까지 풍기는 이곳에도 죽은 물고기가 있었다. 물의 흐름도 없이 멈춰 있는 강물은 연신 공기 방울만 내뿜고 하루살이들만 윙윙거린다. 푹푹 빠지는 강바닥을 파헤치자 붉은 실지렁이만 손가락 가득 따라 올라온다.
하류 백제보 인근도 비슷한 상태였다. 죽은 물고기가 바람에 밀려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허벅지 깊이까지 푹푹 빠지는 통에 물속 상태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물 가장자리 부근에는 죽은 물고기와 죽어가는 물고기의 몸부림만 보였다.
수질 등급은 여려 형태로 분석한다. 물을 떠서 수질검사를 하는 방법부터 물속에 서식하는 저서생물을 채취하여 분석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물고기가 사느냐'에 따라 물의 등급이 달라진다. 1급수에는 산천어, 가재, 열목어, 어름치, 버들치 등이 살아가며 2급수에는 은어, 동자개, 꺽지, 장구벌레, 3급수에는 잉어, 붕어, 미꾸라지, 메기, 거머리, 4급수에는 실지렁이, 종벌레가 살아간다. 5급수는 심하게 오염된 물로 물고기가 살아가지 못한다.
닫힌 수문 지금 당장 열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