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남소연
두 번째는 역대 총선 때마다 정치혁신을 명분삼아 진행됐던 '물갈이'가 통합당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민주당에선 이해찬(7선), 원혜영(5선), 강창일(4선), 백재현(3선), 서형수·표창원·이용득·이철희·김성수·최운열·제윤경(이상 초선) 의원 등 11명이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무총리 및 장관으로 입각한 정세균(6선), 추미애(5선), 진영·박영선(이상 4선), 김현미(3선), 유은혜(재선) 의원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총 17명으로 늘어난다.
통합당에선 김무성(6선), 정갑윤(5선), 유승민·한선교·김정훈(이상 4선), 여상규·김세연·김영우·김성태(이상 3선), 김도읍·김성찬·박인숙(이상 재선), 유민봉·윤상직·정종섭·조훈현·최연혜·장석춘(이상 초선) 의원 등 18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 지역구(부산 서구동구)에선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유기준 의원(4선)까지 포함하면 총 19명이다.
고작 1~2명 정도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통합당 불출마 현역 의원 19명 중 비례대표 의원은 3명에 불과하다. 또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만 9명, TK(대구·경북) 지역에선 3명, 강남(송파갑)에서 1명 등 전통적인 텃밭에서 자리를 비켜줬다. 반면, 민주당은 불출마 현역 의원 17명 중 5명이 비례대표 의원이다. 나머지 12명 중 6명도 총리·장관 입각에 따른 불출마라 물갈이의 상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쓸 수 있는 '카드'의 차이로 나타난다.
당장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TK 지역에 대한 '50% 이상 물갈이'를 공언하고 있다. 특히 본인이 직접 일부 중진 의원들에게 연락을 취해 불출마를 종용하는 등 현역 교체율을 더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공천'을 내건 민주당은 이 같은 인위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이해찬 대표가 전날(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시스템 공천 심사와 공정한 경선을 통해 현역 국회의원의 20% 정도가 교체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앞서 불출마 현역 의원 수를 감안하면 추가 물갈이의 폭은 고작 7~8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인위적인 물갈이는 선거용 쇼"란 지적도 있다. 그러나 물갈이가 총선승리의 바로미터로 작용한 과거 경험을 무시하긴 힘들다. 실제로 20대 총선 땐 현역의원 교체율 33.3%였던 민주당이 32.8%였던 새누리당(현 통합당)을 꺾고 원내 1당이 됐다. 19대 총선 땐 약 46%대의 현역 교체율을 보인 새누리당이 약 34%의 교체율을 보인 민주당을 꺾었다. 18대 총선도 다르지 않았다. 현역의원 교체율 39.1%였던 한나라당(현 통합당)이 31.9%의 통합민주당(현 민주당)을 이겼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따지고 보면 민주당이 인적쇄신 드라이브를 가장 먼저 걸었다"라며 "시작은 창대했지만 점점 뱀의 꼬리가 되고 있는 셈이고, 출발이 초라했던 통합당은 자발적 불출마로 물갈이 폭이 늘면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평했다. 다만 엄 소장은 "통합당의 경우,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책임이 있는 친박 현역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가 진행된다면 큰 영향을 끼치겠지만 아직까진 아니다"면서 "아직 양당의 전략공천이나 경선진행과정 등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집권여당 공천관리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실종' http://omn.kr/1mk6j
# 셋. 추미애 리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