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는 여성농민의 상징이기도 하다
오창균
여성 농민의 사는이야기
살면서 겪은 시련과 고통을 이겨낸 경험을 산전수전(山戰水戰)이라고 하는데, 농민들은 공중전까지 붙이기도 한다. 특히 여성 농민의 삶은 그 이상의 고통과 인내를 견뎌야 하는 가부장적인 농촌살이의 증인이기도 하다.
여성 농민이 쓴 <우리는 아직 철기시대에 산다>는 어느 농촌에서 겪은 다양한 사는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경험들은 많은 여성 농민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지역과 직업이 다른 많은 여성들의 삶까지 대변하는 것일수도 있다.
"이 책은 아무나 아무 쪽을 펼쳐서 순서 없이 읽어도 좋겠지만 기왕이면 여성농민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왜 이리 못나고 힘들게 살까?'를 고민하는 여성농민들이 읽으면서 기운을 얻게 되면 좋겠고, 여성농민과 함께 사는 남성농민들도 '실수의 양면' 같은 꼭지를 그 뜻을 음미하며 읽어보면 더욱 좋겠습니다. 농관련 공무원들은 '농업인의 날이라면서요?'라는 꼭지를 봐 주시고 농협 관계자들도 문장마다 죄다 암기해서 조합 운영에 적극 반영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내 봅니다. 아, 귀농 귀촌하는 분들도 농촌문화를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기도 할 겁니다." -p.13
영농의 기계화가 많이 되었지만 사람 손으로 해야 하는 농사일은 여전히 많다. 트랙터 같은 농기계를 움직이거나 힘이 필요한 일은 남성들이 많이 하지만, 그것의 노동시간은 길지 않다. 씨앗을 파종후에 작물을 돌보고 수확을 하기까지는 여성 농민의 수고가 더 많음을 어렵지 않게 주변에서 본다.
농장 인근의 가족농을 보더라도 모녀 사이의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밭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다. 한여름 땡볕에도 밭에 앉아서 일하고, 말리는 가족의 성화에 그늘 아래에서 작물을 다듬는 할머니가 없었다면 제대로 농사가 되었을까 싶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