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희훈
법원이 '이재용 봐주기' 재판진행을 한다는 비판 여론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에는 학자, 시민사회계 인사 등 500명이 파기환송심의 공정한 정의로운 재판을 촉구하는 지식인 선언을 내놓는다.
진보성향 경제학자 이병천 강원대학교 명예교수는 1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3인방 중 한 사람이고, 이 재판은 촛불개혁의 마지막 선"이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이어 "삼성이 제대로 거듭나려면 (총수 일가 등이) 죄에 응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며 "재판의 생명은 공정과 정의인데 재판부가 그걸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병천 교수와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 등이 주도하고 30명의 발기인이 참여한 '지식인 선언'은 2월 13일 오전 11시 공개된다. 이 교수는 "일주일 만에 500명 정도 참여했는데 단일 사건으로는 굉장히 참여인원이 많다고 볼 수 있다"며 "그만큼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 이재용 부회장 뇌물사건 파기환송심 진행을 비판하는 지식인 선언을 준비한 계기가 궁금하다.
"가만 있으면 안 되는 사건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함께 국정농단 3인방 중 한 사람이지 않나. 소수가 아닌 국민 다수가 그렇게 본다. 달리 말하면, 이 재판은 촛불개혁의 마지막 선이다. 이 재판이 제대로 안 되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자고 한 2016년 촛불개혁의 기본이 실패하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고등법원이 뇌물죄를 인정하지 않은 부분을 지난해 대법원이 포괄적 현안으로써 승계작업이 존재한다는 판결로 바로잡았다. 이 정도면 아마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뒤집으려는 것 같다."
- 재판부 행동이 이상하다?
"그렇죠. '준법감시제도를 만들라'는 뜬금없는 주문을 했다. 재판부가 왜 그런 주문을 하나. 지은 죄를 공정하게 판결하면 될 일이다. 또 첫 공판 때엔 양형과 관계 없다고 했다가 4차 공판에선 양형을 참작했다고 했다. 그러니 이 재판이 엉뚱한 길로 빠지고 있다고 보는 거다. 한두 사람이 보는 재판이 아니지 않은가."
- 그래서 '지식인 선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인가.
"그렇다. 전성인 교수가 연구년 마치고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제안했다. 지난주부터 서명을 받기 시작했는데 벌써 500명 정도 참여했다. 근래에 (연대성명이 나오는) 단일 사건으로는 참여인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끌고 가는 식으로 가면 다 망가뜨려진다. 이 재판이 어그러지면, 촛불은 완전히 꺼진다."
"이재용 부회장, 지은 죄에 대한 응당한 벌 받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