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현대자동차 공장 일부 라인이 휴업에 들어간 4일 오후 울산시 북구 현대차 명촌정문에서 1조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퇴근하고 있다. 현대차 공장은 순차적으로 휴업에 들어가 7일 모든 생산을 중단한다.
연합뉴스
외국계 투자사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노무라그룹 계열사인 노무라 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지난해 4분기(6%)보다 2%포인트 이상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5.7%보다 1.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중국의 경기 위축이 심각해지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2.4%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잡은 목표 2.4%는 중국의 경기 반등과 반도체 수출 증가 등을 긍정적 요인을 반영한 수치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GDP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은 0.35%포인트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최악의 경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에 못미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세계 GDP에서 차지한 비중은 16.3%에 달한다.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국의 경제 위축이 세계적 교역 규모 축소로 이어지고, 다시 한국의 수출 감소를 가져오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국내외 경제분석기관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영국의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0.2%포인트 하락한 2.0%로 수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신종코로나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0.1%~0.2%포인트가량 하락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최초 발병부터 소멸까지 69일이 걸린 메르스가 유행했던 2015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했고, 2003년 발병한 사스도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떨어뜨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제 '신종 코로나' 사태의 조기 종식 여부는 올해 우리 경제에 가장 큰 변수가 됐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 위축을 넘어서 수출·생산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신종 코로나'의 추이에 대해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사태가 장기화 돼 서비스 산업을 넘어 제조업까지 영향이 확대되면 수출과 내수 모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