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4호 '경주 석굴암 석굴'에 있는 본존불
문화재청
- 가장 기억에 남는 문화재가 있다면?
"제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문화재는 경주 석굴암입니다. 석굴암의 조형을 보면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들이 참 많아요. 수학적인 거, 미학적인 거, 철학적인 거 이런 것들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것이 석굴암 아닌가. 하나의 문화재를 가지고 여러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문화재입니다."
- 현재 문화재 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문화재 보호 정책 중에서 문화재위원 정책을 예전부터 고쳐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문화재 위원들이 문화재를 지정하고 해제하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문화재에 여러 분과가 있는데 각 분과별로 너무 많은 방면의 사람들이 모여서 한 분과를 이루고 있어요. 예를 들어 공예 분야를 다룬다고 하면 공예도 도자기를 다루는 사람이 있고 세공을 다루는 사람이 있고 회화를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한 분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문화재 지정할 때에 그 열 몇 명 중에서 한 두 사람이 찬성을 하면 그게 통과가 됩니다. 모순적인 거죠.
그래서 전문분야별로 공예분과가 있으면 도자기, 세공, 회화 등 소위원회를 따로 만들어서 좀 더 세부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문화재 위원회를 전문위원으로 바꾸고 그 위에 한 10명 정도 문화재위원을 둬서 일을 알맞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제도를 바꿔야 심층적으로 조사가 되고 힘을 가질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또, 별도로 문화재위원회 사무국을 설치해 제대로 문화재를 다룬다면 더 세밀한 부분까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문화재 활용사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박사님이 생각하시는 문화재 활용 사업 방안은 무엇인가요?
"현재 많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서 문화재 활용을 잘 해주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본뜻에 어긋나게 문화재의 가치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활용을 할 때는 문화재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문화재를 활용 사업 방안으로 생각하는 것이 '재연 학교'를 설립하는 것입니다. 전문 인력을 양성해서 제대로 문화재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