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르메이에르 빌딩에 위치한 약국에 붙은 전단지다. 관계자는 "현재 일회용 마스크도, 방역 마스크도 없다"며 "손 세정제도 마찬가지다. 전국적인 품절"이라고 말했다.
강연주
광화문역 인근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11시 광화문역 지하에 있는 편의점은 방역 마스크가 전량 품절됐다. 광화문 르메이에르 빌딩에 있는 약국에는 "방역마스크(KF) 다 팔렸습니다"는 문구가 붙었다. 일회용 마스크조차 없었다.
사무용품점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마스크가 있었지만, 이곳 관계자는 "나와있는 게 마지막 물량"이라며 "추가 발주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마스크 업체에서는 공기업 우선으로 납품한다고 했다"라며 "지금은 발주를 넣어도 마스크 업체에서 취소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오전 11시 30분께 방문한 약국과 편의점에서도 방역 마스크 구매가 가능했다. F약국 관계자는 "우리는 최대 구매 수량을 4개로 제한하고 있다"고 했고, G약국 관계자는 "걸려있는 마스크는 설 연휴 전에 주문했던 것이다, 마스크 대란을 실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약국 관계자 모두 "마스크 업체가 공동구매 가격을 2배 이상 올려서 더 못 들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영등포구청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약사들도 언급한 내용이다. 앞서 D약국 관계자는 "납품 업체가 더 비싸게 팔려고 한다"라며 "그래서 우리도 빈 곳을 채워놓지 못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가격이 오르면 우리도 판매 단가를 더 높일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 진열돼 있는 건 이전 가격"이라고 했다.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마스크 금액은 대체로 개당 2500원 선을 유지했다.
당·정·청 단속하기로 한 사재기, 현장은?
"한번은 중국 분들한테 마스크 전량을 안 팔려고 물량 일부를 감춰놓은 적도 있었다. 아무래도 저희 편의점이 호텔 뒤편에 있다보니 중국 분들이 와서 마스크를 쓸어간 적이 잦았기 때문이다."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뒤편에 위치한 한 편의점 직원의 말이다. 그는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일이 많이 줄었다"며 "요즘은 중국인 관광객도 많이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광화문역 르메이에르 빌딩에 위치한 약국 관계자도 "중국 분들이 (마스크가 품절되기 전) 여기 있는 거 다 달라고 했다"며 "한국 분들도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어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영등포구청역 소재 B약국은 "1월 27일(설 연휴 마지막 날)이 특히 심했다, 그때 한 중국분이 오셔서 3장에 5000원 하는 마스크 전량을 구매해갔다"며 "중국에서 마스크 구매가 어렵다보니 한국에서 구매한 후 중국으로 보낸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언급된 두 약국은 마스크가 전량 품절된 상태다.
인근 편의점 관계자도 "지난 월요일(3일)에 한 중국인이 100장을 구매해갔다"며 "영등포구청역 부근도 중국 분들의 통행이 꽤 잦은 편이라 마스크 사재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지난주에 비하면 대량 구매하는 경우는 크게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사재기의 기준을 잘 모르겠지만, 일단 30개를 한 번에 구매해도 우리가 판매할 수 있는 게 없어진다"라며 "큰 단위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구매하면 다른 분들은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약국 10 곳 모두 손세정제 품절
한편, 이날 방문한 약국 10곳 모두 "손세정제는 품절"이라고 했다.
E약국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손세정제다, 전국이 품절인 상태다, 업체도 돈을 받아놓고 납품을 못하고 있다"며 "심지어 방문 손잡이나 책상 등을 닦는데 사용하는 소독용 알콜마저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손세정제를 찾은 곳은 약국이 아닌 광화문 소재의 사무용품점이다. 업체 관계자는 "남아있는 건 진열돼있는 매우 작은 용량의 손세정제뿐"이라며 "저것도 아주 어렵게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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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찾아서... 약국·편의점 20곳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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