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 경북 달성군 구지면 내리 이노정앞 낙동강변에 짙은 녹조가 발생해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계대욱 사무국장이 경북 고령군 우곡면 포2리 곽상수 이장을 인터뷰하고 있다.
권우성
위의 3인의 과거 행적만 보아도 국가 물관리 대표 기관의 수장으로 자격이 있는지를 크게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4대강사업을 둘러싼 그간의 행태에 대해 심판을 받고 평가를 받아야 할 인사들이라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수공은 사장 임원추천위원회 회의를 거쳐 3인을 포함한 5명을 정부에 추천한 상태이다. 조만간 환경부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수공 사장을 임명한다. 특히 이학수 사장의 임기는 2019년 9월에 끝났고, 후임 사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기에 조만간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최근 발표한 성명의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했다.
"4대강의 눈물은 계속되고 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였지만, 낙동강의 녹조는 여전하고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은 답답하게 세월만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수공 사장 후보를 둘러싼 우려스러운 인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성명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켜주기 바란다. 그 약속은 문재인 대통령의 손과 발이 되는 각 정부 부처의 장관과 관련 전문기관의 수장에 대한 제대로 된 인사를 통하여 완성할 수 있다. 지금이, 핵심 국정과제인 4대강자연성회복을 위한 보개방, 해체와 물 관련 기관 개혁을 위한 마지막 기회임을 문재인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함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올여름에도 어김없이 낙동강에 녹조라떼가 창궐할 것이다. 남조류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간에 치명적인 맹독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영남인들은 녹조 물을 고도정수 처리해서 먹고 있지만, 자칫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민들은 녹조물로 농사를 지을 것이다. 이 농작물에 마이크로시스틴이 잔류한다는 연구보고는 많다. 그 농산물을 국민이 먹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4대강사업 때 건설한 16개 보의 유지 보수 비용 등으로 매년 수천억 원의 혈세가 쓰이고 있다. 이 세금은 강을 죽이고, 먹는 물을 위협하는 데 쓰이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도 '4대강 삽질'은 계속되고 있다.
수공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물 관리 공기업이자, 4대강 16개 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핵심 기관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한 철학과 이행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리트머스 시험지이기도 하다. 또 국기기관으로 4대강사업에 부역했던 수공이 개혁을 통해 거듭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인사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MB 적폐'를 청산하고, 4대강의 생태계를 회복할 전략적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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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공약 망친 자', 수공 사장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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