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란도 목교를 통해 섬으로 들어가는 길에 오르다폭이 좁아서 자전거 정도의 이륜차나 도보로 왕래할 수 있다. 작은 섬에 차량 통행이 가능했다면 어땠을까? 가란도 모실길로 통하는 목교는 사람 이전에 자연을 생각하는 에코로드(EcoLoad)이다.
강민구
목포에서 차량을 이용하면 섬으로 통하는 목교로 접근이 쉽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신안여객, 태원여객에서 운행하는 130번, 150번 버스를 타고 목포에서 들어와 '신기' 정류장에서 내려서 숭의 선착장까지 걸어가는 방법이 첫째요. 압해읍 소재지에서 숭의리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선착장에서 내리는 방법이 두 번째다. 전자는 대로변에서 목교까지 약 2km를 더 걸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찬찬히 분매리의 두지마을과 숭의마을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 것도 좋겠다.
가란도는 압해도에 속한 작은 섬으로 약 1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유인도다. 예전엔 작은 나룻배나 어선을 타고 본섬인 압해도나 목포로 들고 났지만 지금은 해상목교가 놓여 걸어서 왕래할 수 있다. 압해도와 가란도 사이에 폭은 200m에 불과 하지만 바람이 불면 건너기 어려웠다. 그래서 주민은 건널 수 있는 연륙, 연도교가 하루빨리 놓이길 소원했다. 목교의 폭이 좁아 자동차의 통행이 어려우니 섬 안에는 소형 전기차나 자전거, 오토바이가 주민의 발이 되고 있다.
목교를 지나 섬에 가까워지면 어느 쪽에서 출발할까 고민이 생긴다. 오른쪽은 마을로 접하는 임도와 큰 창고가 보인다. 그 반대편인 왼쪽은 너른 갯벌과 자갈밭이 펼쳐져 있다. 어디로 가더라도 해안길만 잘 따르면 결국 섬을 한 바퀴 도는 셈이라서 차이는 없다.
하지만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하루 두 번씩 물이 들고 써는 서해안의 특성상 썰물 틈에 갯벌을 보며 걸을 수 있다면 좀 더 풍성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뭍의 민물이 바다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곡선을 그리며 물길을 만드는 풍경, 갯가에서 굴이나 바지락을 채취하며 생업을 일구는 섬사람의 모습, 먹이를 찾아 갯벌을 걸어 다니는 철새 떼는 섬에서만 만날 수 있어서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