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 쌍산재의 안채. 풍경이 소담스럽고 어여쁘다. 외지인의 발길을 불러들이는 옛집이다.
이돈삼
설날을 보내고 깨나른한 오후, 자분참 상사마을로 간다. 지리산이 품고 있는 상사마을은 구례읍에서 하동 방면으로, 화엄사 입구 삼거리를 지나 왼편에 자리하고 있다. 도로에서 봤을 때 오른편이 하사(下沙), 왼편이 상사(上沙)마을이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에 속한다.
지명이 모래 위에 그린 그림이다. 827년 신라 흥덕왕 때 마을이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을 전후해 해주 오씨가 들어와 터를 잡았다. 순천에서 영천 이씨가 들어오면서 두 성씨의 집성촌이 됐다.
지명 유래가 도선국사(827~898)와 엮인다. 사성암(四聖庵)에서 수행하던 도선이 이곳의 산수를 보며 풍수의 원리를 깨쳤다는 얘기다. 강변에 모래(沙)로 산천을 그렸다(圖)고 '사도'다. 삼국통일의 징조를 일찍 알아챈 도선은 훗날 왕건을 도와 고려 개국에 큰 공을 세웠다.
사도저수지 위쪽 산자락에 상곡사(象谷寺)가 있었다. 태조 왕건이 도선을 기리며 세웠다고 전해진다. 절집은 지금 사라지고, 석불과 석탑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