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9학년도 강원도 한글미해득 학생 비율 변화
이무완
강원도교육청(교육감 민병희)이 2017년부터 꾸준히 펼쳐온 '한글교육 책임제'가 성과를 내고 있다. 28일 도교육청이 발표한 '2019년 한글해득 전수 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한글 미해득률이 학년초 2.92%에서 학년말 0.74%로 2.18%p가 줄었다.
여기서 무엇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학년초 미해득률이 높았지만 학년말 미해득률은 201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낮게 나타나 한글책임교육 지원 체제가 이제 제대로 뿌리내려 효과가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년간 강원도 내 한글미해득 학생 비율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살펴보면, 3월 기준 미해득률은 2017년 2.81%, 2018년 2.88%, 2019년 2.92%로 해마다 높아졌다. 이는 한글을 모르고 입학해도 입학 뒤 학교에서 한글을 책임있게 가르쳐 준다는 믿음이 커지면서 선행하여 한글을 배우지 않고 입학하는 학생이 늘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반면, 한글교육의 결과를 보여주는 학년말(12월) 기준 미해득률은 2017년 0.85%, 2018년 0.89%, 2019년 0.74%로 해가 더할수록 감소폭이 크다. 이는 무엇보다 담임교사의 한글 책임교육에 힘입은 바가 크며, 동시에 담임교사-학습종합클리닉센터-전문기관의 한글교육으로 이루어지는 3단계 조기개입시스템이 효과를 발휘한 때문이라고 하겠다.
실제로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학생 수로 보면, 학년초 2194명에서 학년말 556명으로 줄었으며, 한글을 깨치는 데 결정적 시기라고 할 1학년으로 좁혀 보면 학년초 1584명에서 학년말 392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 해득은 대표 받침 7종성(ㄱ, ㄴ, ㄷ, ㄹ, ㅁ, ㅂ, ㅇ)이 든 글자들을 읽을 수 있는가를 잣대로 판정한다.
2단계 한글책임교육 "이제는 읽기 유창성으로"
지금까지 초등 1학년 교육과정에 한글 교육시수가 너무 적은 까닭에 취학 전 한글 선행학습을 유발하고, 한글을 배우지 못하고 학교에 온 학생이 도리어 배움에서 소외되는 문제들은 너나없이 꾸준히 지적해왔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강원도교육청이 내놓은 해결책은 단순하면서도 분명했다. 지금까지 공교육에서 해온 한글교육의 문제를 진단하는 한편, 한글교육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고 한글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전문적 식견이 있는 교사를 양성하고, 1∼2학년 학생에 집중하여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학년 초 1~2학년 담임교사 대상으로 한 한글문해교육 연수, 입학적응기 30시간 집중 한글교육, 모든 1학년 학생과 담임교사에게 한글교재 제공(2만 부), 정기적 한글해득 현황 전수조사 분석을 꾸준히 실시해왔다.
이제 강원도교육청의 한글교육책임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고 해서 진정한 의미에서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한글을 깨우쳤다는 건 글자 해독 수준인 '문맹'을 벗어난 것을 말할 뿐 '문해력'을 갖추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를테면 2008년 국립국어원이 한국갤럽에 맡겨 조사한 결과 우리 국민 가운데 읽고 쓰는 능력이 전혀 없는 비문해율이 1.7%라고 했고, 2002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결과로는 19세 이상 국민 가운데 24.6%가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읽기와 쓰기를 할 수 없거나 어려움을 겪는 비문해자로 보고한 바 있다. 다시 말해, 한글을 읽고 글자 대부분을 쓸 수 있지만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수준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국민이 넷 가운데 하나라는 말이다.
이에 김춘형 강원도교육청 교육과정과장은 "한글교육책임제는 공교육의 신뢰를 확보하는 첫 단추라고 할 수 있으며, 한글 해득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3∼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정확성과 속도에 기반한 읽기유창성 향상을 위한 2단계 한글교육책임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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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한글교육책임제'…한글 미해득 학생 비율 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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