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선권북한의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신임 외무상이 리용호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후반께 이런 내용을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선권.
연합뉴스
리 외무상의 승진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은 쉽게 숙청하지 않는다"라고 평했다. 김 위원장이 숙청보다는 '혁명화 과정'을 통해 다시 기회를 주는 걸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혁명화 과정은 숙청과 다르다. 혁명화 과정은 해당 간부의 직책을 박탈하고 지방에서 육체노동과 사상 학습을 하게 한다. 하지만 복귀할 기회가 있다. 반면 숙청은 재기의 기회가 없다.
사실 리선권 외무상은 한때 해임·처벌설이 난무했던 인사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노딜'로 김영철 당 부위원장의 숙청설이 돌면서 그의 측근으로 꼽히는 리 외무상에게도 불똥이 튀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리 외무상이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8개월여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그의 해임·처벌설은 더 힘을 얻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 리 외무상 모두 숙청되지 않았다. 2019년 5월 <조선일보>가 김영철 부위원장의 처벌설을 주장했지만, 그는 다음 달인 6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부위원장은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에 참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 역시 이번에 북한 외교 수장에 등극해 숙청이 아닌 재신임을 받았다는 게 확인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숙청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건 '하노이 노딜' 이후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하노이 노딜은 최고 존엄(김정은 위원장)에 불명예를 안겼다고 볼 수 있는 일이었다.
2019년 5월 <조선일보>는 북한이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물어 당시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대미특별대표 등 외무성 실무자들을 총살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은 이를 반박했다. 이들이 처형된 것이 아니라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거였다. 결국 '하노이 노딜'을 이유로 숙청을 받았다고 공식적으로 확인된 인물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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