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과한 걱정
MBC
아이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때마침 뉴스에서 오는 4월 총선에 대한 학교 현장의 분위기가 보도되고 있었다.
방송에 출연한 한국교총 소속의 선생님은 학생들이 정치와 관련되어 제대로 투표를 할지, 올바른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을지, 교실이 정치판이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우스웠다. 당장 초등학교 2학년들이 정치를 논하고 있는 이 시대에 고등학교 3학년들을 상대로 이런 걱정이라니. 과거 4.19 혁명은 중·고등학생의 봉기로부터 시작되었고, 저 멀리 일제강점기 시대 때는 광주학생운동이 있지 않았던가. 그때는 지금보다도 더 정보가 없었고,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였었다.
게다가 이번에 실제로 투표에 참여하는 고등학생은 기준이 '만 18세로 규정'되어 있어 '교복 입은 유권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유권자 중 다수는 올해 대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과 고등학교 졸업 후 대입 재수 등을 택한 이들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사실은 쏙 빼버린 채 고등학교 교실이 정치판이 될지 모른다니 그것은 어른들의 과한 걱정이자, 그들의 투표가 두려운 이들의 항변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고3들의 투표가 걱정된다면 '제대로' 가르치면 된다. 한국사를 가르치면서 1950년대 이후를 생략하지 않으면 된다. 친일파가 어떻게 우리 사회에 존속하고 있는지, 왜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계속 커지고 있는지 가르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 세력이 집권해야 하는지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
둘째가 다시 물었다.
산들: "아빠, 나 모레 그 친구들 다시 만나는데 뭐라고 하지?"
나: "한 가지 채널만 보면 바보가 된다고 해. 다양한 채널을 봐야 하고, 또 책도 많이 읽으라고."
산들: "그런데도 계속 아니라고 하면?"
산들: "흠. 그럼 이번 4월 총선이 있는데 그때 결과를 보자고 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그 선거에서 나타나게 되어 있다고."
4월 총선이 중요해진 또 하나의 이유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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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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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문재인 대통령이 진짜 정치를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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