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큰사진보기 ▲김개남 장군박도 동학혁명사의 연구 과정에서 중대한 미스테리의 하나는 전봉준ㆍ김개남ㆍ손화중 등 우두머리와 흥선대원군과의 밀약설ㆍ묵계설ㆍ암묵설ㆍ내통설 등 이른바 '연계설'이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접촉'은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 반면 대원군의 교사에 의해 거사하지는 않았다는 주장에 힘이 쏠린다. 1636년(인조 14) 남한산성에서 주화파와 주전파가 밤을 새워 가면서 죽기로 싸울 것이냐, 치욕을 겪더라도 살아남아 후일을 도모할 것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그로부터 258년이 지난 1894년 봄 전주부에서는 전봉준ㆍ김개남ㆍ손화중 등 동학농민혁명 지도자들이 비슷한 논쟁으로 날을 새웠다. 큰사진보기 ▲교룡산성 성벽이곳이 김개남이 이끄는 동학농민군의 주둔지였음을 알리는 팻말을 누군가 세워두었습니다.서부원 황현의 『오하기문』에는 세 사람의 의견을 소개하고 있다. 전봉준은 "지금 시세(時勢)를 보건대 왜(倭)와 청(淸)이 전쟁중인데 어느 쪽이 이기든 반드시 군사를 우리들에게 돌릴 것이다. 우리들은 비록 무리는 많지만 오합지졸이어서 쉽게 무너진다. 이 무리로서는 끝내 뜻을 이룰 수 없다. 현재의 질서 아래 각 고을에 농민군 역량을 보존하면서 시새의 변화를 지켜보자"는 신중론을 피력했다. 손화중도 "우리들이 봉기한 지 반년이 되었다. 전라도가 모두 호응하고 있지만 성망있는 사족(士族)이 지지하지 않고 부민(富民)이 지지하지 않으며 지식인이 지지하지 않는다. 더불어 접장(接長)이라고 부르는 자들은 모두 우둔하고 천해서 화를 즐기고 절취를 일삼는 자들 뿐이다. 인심의 향배를 알 수 있다. 반드시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사방에 우리 역량을 보존하여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전봉준과 같은 뜻임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김개남은 "이번 무리가 한번 흩어지면 다시 합하기 어렵다"하여 말로 전봉준, 손화중과 다른 입장을 취하였다. (주석 9) 이와 관련 비슷한 연구 결과도 소개한다. 정부에서 동학지도부의 이간책을 쓰고 농민군 측에서도 농사철을 맞아 동요가 일고 있었다. 조정에서는 특명전권안무사에 엄세영을 임명하여 전주로 출발시키며 동학군이 제기한 폐정개혁안을 받아들여 화의(和議)하는 방책을 썼다. ▲전봉준wikimedia commons 온건파인 전봉준 대장은 전주성에서 처음으로 개남장(將)에게 제안했다. "우리의 목적은 탐관오리를 일소하고 외침(外侵)을 방지하는 보국안민에 뜻이 있으며 다른 뜻은 없지 않습니까? 또한 관리들도 위아래 전체가 탁관(濁官)으로서 부정부패했다고 볼 수도 없는데다 조정에서 4월말경 청나라에 지원병을 요청하여 충청도 아산에 상륙한다는 설과 일본군들의 한양 입경설도 있다고 합니다. 조정에서는 우리 동학군의 뜻대로 폐정개혁을 들어준다 하니, 우리 농민군이 개혁안을 제출하여 약속을 받고 상호 화약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손화중도 같이 김개남에게 주청하자 강경파인 개남장(將)은 대응했다. "탐관오리는 왕도(王道)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무분별한 인재 등용에서부터 발생한 것이오. 임금이 부실하면 나라에 액운이 오고 도처에 민란도 거듭 발생하는 것이며, 군왕(君王)이 현명한 성상(聖上)이 되는 것은 임금에게 달린 것이지 하늘에 있는 것은 아닌 것이오. 또 미운 자에게도 유공(有功)하면 필상(必賞)하고 착한 자라도 유죄를 하였을 때 필벌(必罰)하였다면 탐관오리는 있을 수 없는 것이오." 이는 민비와 대원군 사이에서 고종황제가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음을 지적한 것으로 김개남의 담대함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당시 김개남은 북진을 완강하게 주장하였다. (주석 10) 큰사진보기 ▲흥선대원군 효유문. 크기 가로 27cm×세로 117㎝안병기 정세는 여러 가지로 김개남에게 불리했다. 결국 동학농민군은 '전주화약'을 맺고 전주성을 물러나기로 하였다. 그 대신 폐정개혁안은 정부가 수용한다는 조건이었다. 김개남의 생각은 일관되었다. 계절이 농사철이고 아무리 외군이 진입하더라도 이런 기회를 한 번 놓치면 호국열정에 불타는 동학농민군을 다시 불러 모으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번 기회에 부패무능한 왕조를 뒤엎고 그 힘으로 외적을 격퇴하자는 주장이었다. 전봉준과 김개남 등 주도자들이 최초 혁명을 논의할 때 사발통문의 4개결의 중 "전주영(全州營)을 함락하고 경사(京師)로 직행(直行)할 사(事)"라는 항목에서 보이듯 서울(한양)으로 북진하여 중앙의 탐관오리들을 척살하고 새 왕조를 세우는 것이 당초의 목표였다. 주석 9> 김은정 외, 『동학농민혁명 100년』, 295쪽. 10> 김기전, 『다시 쓰는 동학농민혁명사』, 130~131쪽.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동학혁명과 김개남장군‘]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동학혁명 #김개남장군 #동학혁명_김개남장군 #동학군지휘부_노선갈등 #개남장 추천1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김삼웅 (solwar) 내방 구독하기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이 기자의 최신기사 신채호에게 아나키즘 영향 받아 구독하기 연재 동학혁명과 김개남장군 다음글45화동학농민군, 고심 끝에 철군 현재글44화김개남, 전봉준 등과 노선갈등 이전글43화정부와 협상론, 동학군 이간책도 추천 연재 여주양평 문화예술인들의 삶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이야기 "사과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날 서점은 눈물바다가 됐다 난 늙을 줄 몰랐다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와글와글 공동육아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SNS 인기콘텐츠 "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무인기 사태 후 파주 읍내에 중무장 군인들 깔렸다"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AD AD AD 인기기사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김개남, 전봉준 등과 노선갈등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46화전주성 철병에 관한 논점 45화동학농민군, 고심 끝에 철군 44화김개남, 전봉준 등과 노선갈등 43화정부와 협상론, 동학군 이간책도 42화청국에 동학군 진압군대 파병 요청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