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보호 구역 안내판 바로 아래 버려져 있는 쓰레기들
시민제보자 김성한 제공
지난 18일 시민 김씨는 고향에 방문했다가 당황스러운 풍경을 목격했다. 문화재보호 구역이라고 붙어있는 안내 팻말 바로 아래에 쓰레기봉투들이 모여 있었다. 심지어 구역 내부에 차들이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다.
김씨가 본 문화재보호 구역은 사적 제426호 고성 문암리 유적이었다. 2001년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신석기 시대 유적지다. 약 200여 평의 크기로 국내 최고의 신석기 유적인 양양 오산리 유적과 연대가 비슷하거나 더 오래됐다고 추정되고 있다.
특히, 한반도 동북지방과 중국, 러시아를 포함하는 동북아시아의 신석기 문화와 이동경로, 문화계통 등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보자 김씨는 "한 달에 한 번씩 고향을 방문할 때마다 지나가는 유적이라 자주 보고 있다. 분명 3주 전만 해도 관리가 잘되고 있었다. 지난 토요일에 방문했을 당시 쓰레기봉투가 있었고 차가 무분별하게 주차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신석기 시대 유적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유적지인 만큼 지금 상황이 유감스럽다"고 사진과 함께 유적지 현황을 제보했다.
문화재청이 지난 2014년에 작성한 '고성 문암리 유적 조사서'에 따르면, 유적지가 민가와 가깝고 해수욕장이 인근에 위치해 쓰레기 불법 배출 및 사적지내 경작 행위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강지연 문화재청 보존정책과 주무관은 "지난 11월부터 문암리 유적 인근에서 발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통 겨울에는 작업을 하지 않고 날이 따뜻해지는 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번 쓰레기 배출이나 사적지 내 주차는 발굴인력들이 했을 가능성은 낮다. 정확히 고성군 측에 문의해서 상황이 어찌 된 것인지 파악하고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