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의 고공농성이 200일을 넘어선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동조단식을 하며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정훈
이처럼 조정이 늦어지자 급기야 지난 10일부터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단식에 참여하며 병원 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지난 10일 단식을 시작한 데 이어 13일에는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이 단식에 들어갔다.
또 16일에는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과 황순규 민중당 대구시당위원장이 동조단식에 나섰다. 20일에는 인권단체와 종교지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 살리는 병원으로서 기본 가치와 노동인권을 보장하라"며 단식에 들어갔다.
이들은 "사람을 살리는 병원에서 사람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단식을 선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인권종교인들은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영남대병원과 사회에 호소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훼손하는 곡기를 끊는 단식을 통해 사태해결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식은 도덕적으로 권위 있는 사람들, 권력자들에 맞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선택하는 마지막 최후의 몸의 호소이자 연대"라며 "오늘 인권종교인들은 영남대병원에 절박한 호소를 단식의 편지로서 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목숨을 건 노동자의 고공농성과 노동조합을 비롯한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꾸준히 영남대병원의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요구했으나 영남대병원은 단 한걸음도 해결을 위한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상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실천위원)은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가 쓰라린 아픔과 추위를 어떻게 견디는지 생각하면 미안할 따름"이라며 "영남대의료원 관계자들은 사랑과 자비로 안아 달라"고 호소했다.
김승무 인권실천시민행동 대표도 "추위가 다가오는데도 일절 양보하지 않는 영남대의료원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극한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분노를 넘어서서 자괴감까지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