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타이틀 집착 말고 주민 위한 행정에 힘 쏟아야"

[인터뷰] 고광민 서초구의회 부의장

등록 2020.01.20 16:53수정 2020.01.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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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민 서초구의회 부의장 7일 서초구의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광민 서초구의회 부의장7일 서초구의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황상윤
고광민 서초구의회 부의장(새로운보수당)은 더불어민주당(7석)과 자유한국당(7석)으로 양분된 서초구의회에서 중심축 역할을 했다.

지난 2019년 미해결 민원이었던 '남부터미널역 캐노피'가 설치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난다는 고 부의장은 '서초자치법규연구회' 초대 회장을 맡으며 여·야가 함께 공부하는 의회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지난 7일 서초구의회에서 진행된 고광민 부의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 지난 2019년은 어떤 한해였나요?
"올해가 의정활동 3년 차입니다. 첫해가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면 지난해는 예산심사, 행정사무감사, 조례 제정 등 의회 본연의 임무와 더불어 주민 불편사항을 찾아서 선제적으로 처리하려고 노력했던 해였던 것 같습니다."

- 찾아서 해결한 민원사례의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상문고등학교 앞 과속방지카메라 설치가 있습니다. 제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주민과 아이들의 안전문제입니다. 그중 하나가 과속방지카메라인데요. 과속방지카메라는 설치에 제약도 많고 비용도 4~5000만 원 정도로 많이 듭니다.

상문고등학교 앞의 경우도 과속방지카메라가 설치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청과 협의하고 예산을 확보해서 설치했습니다. '제도적으로 안 된다'가 아니라 '될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여러 기관과 끈질긴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 2019년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남부터미널역 캐노피설치, 서초3동 주민센터 신청사 대지 마련, 방배동 도구머리공원 개발 시작 등 여러 민원을 해결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중에서 남부터미널역 캐노피설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남부터미널역은 30여 년 전 터미널이 생겼을 때 있던 시설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겨울이면 어르신들의 낙상사고 위험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교통공사의 사업이다 보니 구는 구대로 시는 시대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시의원과 상의하고 구에도 지속해서 필요성을 설명해서 지금은 캐노피공사가 완료됐어요. 작은 사례지만 정책적인 필요성에 의해 문제를 제기하고 과정을 협의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고광민  서초구의회 부의장
고광민 서초구의회 부의장황상윤
-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그렇죠. 제가 담담 공무원을 많이 괴롭혔죠(웃음). '공문을 보냈나?' '피드백은 왔나?' '필요성은 더 어필했나?' 등 확인하는 과정을 몇 번씩 반복했어요. 왜냐하면 서울시는 저희만큼 절박하지 않잖아요. 사업이 뒷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 노력한 보람이 있었네요?
"네. 캐노피 설치도 중요했지만, 이 사업을 하면서 방배역, 사당역, 교대역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실시 설계도 진행되게 됐습니다. 구청 직원들도 처음에는 안될 것 같았는데 결과가 나오니까 그동안 미뤄왔던 것도 같이 제안하게 되는 행정의 선순환, 긍정의 효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 민선 7기 서초구가 잘하는 점이 있다면?
"도서관, 어린이집 등 공공재의 확충을 들 수 있습니다. 서초구는 도서관 건립에 있어 국비, 시비 지원에서 제외입니다. 지가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보니 대지 확보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구립도서관, 작은도서관, 어린이집 확충에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민선 7기 서초구가 부족한 점이 있다면?
"'전국 최초'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행정하는 입장에서는 '나는 좋은 일을 해냈어'라는 만족은 될 수 있어도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 서비스가 전국 최초이다'라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주민의 안전, 편리성, 복지에 도움이 되면 되는 것이지 두 번째면 어떻고 세 번째면 어떻습니까."

- 그런 사례가 있다면?
"여름철 더위를 막아주는 그늘막 '서리풀 원두막'이 있습니다. 전국 최초로 실시해서 지금은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는 사업이 됐습니다. 하지만 겨울철 사용을 안 할 때 타구는 포장해서 보관하는데 우리구는 전국 최초이다 보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리풀 원두막'을 트리로 장식 합니다.

트리로 쓸려면 전기를 넣어야 하고 재활용도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안에 있는 그늘막 텐트가 상해요. 트리 안 하면 어떻습니까. 잘 보관해서 다음해에 쓰면 됩니다. 이처럼 보여주기 행정, 전시성 행정은 줄여야 할 것 같아요.
 
서리풀원두막 서초구가 전국 최초로 실시한 그늘막인 서리풀원두막. 여름(왼쪽) 겨울(오른쪽)모습
서리풀원두막서초구가 전국 최초로 실시한 그늘막인 서리풀원두막. 여름(왼쪽) 겨울(오른쪽)모습서초구청 제공
또 대표적인 예산 낭비가 축제와 같은 예산이잖아요. '서리풀 축제' 등의 예산을 줄여 주민이 필요한 데 쓰면 어떨까 합니다. 예를 들어 서초구 보안등을 LED등으로 교체하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구청에서 '골목길 LED등 교체에 예산이 많이 들어가니까 올해 축제를 축소하거나 하지 않고 그 예산으로 LED등으로 교체하자'라고 하거나 '올해는 축제 예산으로 악취 풍겨 고통 줬던 하수관로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주민들이 박수 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일하는 의회를 표방하며 '서초자치법규연구회'를 했었는데 성과가 있었나요?
"'민간위탁에 관한 사전 점검 관련 조례' '주차장 특별회계의 투명성 확보에 관한 조례' 등 조례에 대한 연구를 하는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보다 저는 여·야, 진보·보수의 개념을 넘어 함께 공부하며 발전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 자부심이 있습니다."

-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보수당' 창당에 동참했는데 이유가 있다면?
"정치는 양쪽 날개가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보수가 사분오열돼 있잖아요. 고장 난 오른쪽 날개를 고치는 데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새로운보수당의 유일한 서울지역 구의원으로서 저에게 주어지는 책무를 다해나갈 생각입니다."

- 올해 목표가 있다면?
"올해는 의정 활동의 반환점을 지나는 시기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양적인 성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정치적 상황에 너무 휘둘리지 않고 민생을 더 챙기는 한 해가 되려고 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초타임즈에도 실립니다.
#고광민 #서초구의회 #새로운보수당 #전국최초 #서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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