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미국대사관앞에서 국민주권연대와 청년당이 주최한 '해리스(미국대사) 참수 경연대회'가 열렸다.
권우성
기자가 보기에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출신 배경 때문에 한국 언론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는 그의 주장은 억지스러운 데가 있다. 그가 최근 국내 언론에 자주 보도되며 비판받은 것은 일본계라는 혈통 때문이 아니라, 부적절한 '주권침해성' 발언 때문이다.
한데 정작 자신은 인종차별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민감한 인종적 배경을 들고나온 것이다. 이런 그의 발언을 외신은 별다른 고민없이 과거 일제 식민통치와 민족주의적 감정을 끌어와 과잉 해석하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16일 간담회에서 이 같은 콧수염 발언 외에도 "문 대통령의 (대북) 낙관주의는 고무적이지만... 그 낙관론에 따라 움직이는 것에 대해선 미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북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언급한 것을 두고 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당·정·청에서 일제히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 그의 문제적 발언 및 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7일엔 KBS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을 파병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도 충실히 대변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엔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새로운보수당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20번가량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에서 "정말 대단히 무례하고 부적절한 행동"(안규백 국방위원장), "이때까지 만나본 대사들 중 그렇게 무례한 사람은 처음 봤다"(이재정 대변인)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이 뿐만 아니라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9월 대사관저에서 여야 의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보도가 있다"고 발언해 큰 논란을 불렀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에 파기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불과 1년 6개월가량의 재임기간 동안 부적절한 발언과 논란이 반복되며 언론을 장식한 미국대사는 흔치 않다. 그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일하지만, 한미 간 매끄러운 소통을 위해서도 헌신해야 하는 외교관이다.
그에 대한 여론의 악화는 한국을 주권을 가진 일국으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속국처럼 대하는 그의 고압적 태도에서 비롯됐다. '조선총독'이냐는 비판도 그의 혈통에 대한 반감이라기보단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외신이 그의 언행 대신 인종차별 내지 혐오에 초점을 맞춘 맥락 없는 보도를 내놓는 것은 본질을 흐리고 왜곡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사안이 인종차별로 흘러가면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지탄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주재 외신기자 중엔 본국에서 파견된 외국인도 있지만, 한국인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이들이 이런 맥락과 배경을 잘 파악해 보도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왜곡된 여론이 퍼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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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인종차별' 교묘히 흘리는 해리스... '외신 보도'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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