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에 대한 지나친 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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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쁜 얼굴에 대한 강박적 사고를 아무런 비판도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연예인에 대한 외모 평가를 당연하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 예쁜 외모가 판타지가 되고 예쁘기 때문에 평범하지 않다는 건, 다시 말해 예쁜 사람'만' 특별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예쁘기 때문에 '특권'을 주고,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인간의 등급을 나눠도 된다고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과 같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며 이러한 논리를 안일하게 받아들여도 괜찮은 걸까?
사회비평가 나오미 울프는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라는 책에서, 아름다움이 새로운 종교로서 여성의 삶을 억압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가 본능적인 것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강요된 것임을 주목한다. 끊임없이 성형과 다이어트를 강요하고, 화장품 산업을 확장하는데 기여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러한 강박은 종종 자기 파괴적인 주문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왜 나는 모델처럼 마른 몸에, 서양인들처럼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지지 못했을까? 풍성한 머릿결, 모공 하나 없는 매끄러운 피부 등등 끝도 없는 비교와 자아 비판에 휩싸인다. 시대가 변하면서 남성 역시 이러한 외모 검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늘어난 남성 성형률과 화장품 시장만 봐도 그렇다.
예쁘다는 칭찬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것도 그런 칭찬이 무의식 중에 예쁜 사람이 더 우수하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만들기 때문이다. '예쁨'을 상실하면 관심과 사랑도 잃을 수 있다는 염려를 심어주기 때문이다. 아마 연예인들이 외모 강박에 시달리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예쁘고 멋있다며 좋아하던 대중이 살이 쪘다며 혹은 얼굴이 변했다며 등을 돌리는 일이 다반사일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타인의 외모 평가를 하고 타인에게 외모 평가를 받는 것도 모자라, 스스로의 외모를 검열하고 자책하며 살아가는 걸까? 외모에 집착하느라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