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광화문 옆 문종원 기수 시민분향소에서 미사를 드리고 조문을 표하는 모습.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지난 10년간 모두 4명의 기수와 2명의 관리사가 잇달아 목숨을 끊었고 작년 11월 문종원 기수가 경마장의 비리와 부정을 언급한 3장짜리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주수원
우린 모두 불완전해, 더 나아질 뿐
이래저래 한없이 마음이 가라앉던 즈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에서 열린 신자와의 만남에 참석한 여성의 손등을 내려친 것에 대해 "인내심을 잃었다"며 사과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생각해보면 교황은 물론이거니와 성경 속 예수 역시 실수하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주 어딘가에 완전한 세상이 있고 완전한 신이 있을지는 몰라도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불완전한 인간들이다. 예수 역시 신에서 인간이 된 이상 불완전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예수는 난민으로서 마굿간에서 태어났으며 가난한 노동자의 자녀이자 미혼모의 자녀이기도 했다.
"우린 모두 불완전해, 더 나아질 뿐"
연말과 연시 계속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이 말을 했다. 어제 보다 오늘 더 나아지면 되지 않을까. 신이 아닌 이상 모두 불완전하고, 그런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제도는 얼마나 모순 투성이 인가.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협동조합 역시도 그렇다.
"Cooperative Enterprises Build a Better World"(협동조합 기업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간다) 2012년 UN이 정한 세계협동조합 해의 슬로건이다. 협동조합은 완벽하거나 완전하지 않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방법 중 하나이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명대사도 "당신이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었어"이다.
하루 하루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다음 세대에게는 좀 더 좋은 세상을 물려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물론 그때 가서는 또 새로운 문제들이 나오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문제들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되면서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갔으면 좋겠다. 자녀도 없고 천국이나 환생을 믿지 않지만 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인류의 길고 긴 이어 달리기에 대한 소망이다.
[나를 위한 마법의 주문①]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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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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