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 - 마음을 여는 그림책 읽기.
에듀니티
그림책 평론책인 것 같으면서 교단일기같기도 한 책을 읽어나가자니 교실 속 풍경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진다. 수업 내용을 녹취 후 기록했는지 아이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아이들의 삶과 연결된 그림책은 아이들의 기억과 삶에 스며들어 생기 있는 말들로 변주된다. 나도 이와 같은 수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강아지똥>, <지각대장 존>, <무지개 물고기>, <돼지책>, <으뜸 헤엄이>, <까마귀 소년>, <장갑> 등등. 과거에 내가 읽어봤던 그림책들이 많이 나와서 이해하기가 더 쉬웠다.
최은희 선생님은 그림책들을 고르고 골라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여러 발문과 함께 읽어준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으면 경직됐을지도 모를 아이들이 그림책 속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하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와아, 고소하다", "난 너무 착해서 탈이야", "쓸쓸해 보여요" 등등. 자신과 연결 지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다.
<강아지똥>을 읽으며 자존감을 되찾고, <무지개 물고기>를 읽으며 나눔의 기쁨을 깨닫는다. <돼지책>을 읽으며 엄마의 고충을 이해하고, <으뜸 헤엄이>를 읽으며 협동의 중요성을 느낀다. 그림책과 함께 아이들 마음이 치유되고 성장해가는 것이다.
아이들만 성장하는가? 아니다. 최은희 선생님은 <지각대장 존>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아이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다. 이렇듯 교사 학생 너 나 할 것 없이 함께 마음의 키가 쑥쑥 자라는 것이 그림책 교육의 장점인 듯하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림책을 읽어 주는 일은 나에게 즐거움 그 자체다. 아는 것보다 이해하는 것이, 이해하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더 큰 기쁨이라는 누군가의 말에 기대 본다면, 나야말로 진정한 기쁨을 맛보며 살아가는 사람이리라.'
나도 2011년에 1학년 아이들 6명을 맡으며 매주 수요일 돌봄시간에 그림책을 읽어주곤 했었다. 옹기종기 둥그렇게 앉아 그림책으로 함께 마음을 나누던 그 시간들이 참 즐겁고 행복했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진솔한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고자 한다. 아이들의 가족 이야기, 상처, 꿈, 추억, 환경, 우정, 더불어 사는 삶, 희망, 용기 등등. 이 책 <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를 읽고 나니 그림책은 더없이 좋은 교육 자료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3월에 만날 아이들과는 새롭게 그림책 읽기를 시작해봐야겠다.
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 - 마음을 여는 그림책 읽기
최은희 지음,
에듀니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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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심어주고 싶은 선생님★
https://brunch.co.kr/@lizzie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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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이런 수업,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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