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사태를 다룬 영화 <블랙머니>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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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론스타, 우리 정부 상대로 ISDS 제기
그동안 몇 차례나 론스타와 금융관료들의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외환은행을 매각하고 우리나라를 떠났던 론스타는 46억 795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와 함께 다시 돌아왔습니다.
론스타는 우리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지연시켰고, 또 공평하지 않은 과세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2년 ISDS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ISDS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정부가 그 과정을 철저히 비공개에 부쳤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은 이제 그 결과를 무력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려되는 점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 등 과정에서 이를 공모·방조한 책임이 의심되는 금융관료들이 ISDS에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ISDS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의 불법성부터 명백히 드러내야 하지만, 금융관료들이 그렇게 ISDS에 임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번 ISDS 소송과정과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금융감독당국의 론스타 감싸기
실제 론스타의 소위 '먹튀' 행각은 금융당국이 묵인·동조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금융당국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받은 적이 없는 외환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둔갑' 시켜 은행법 시행령의 예외조항을 이용, 2003년 9월 론스타에 헐값에 매각되도록 승인해주었고,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론스타의 유죄 확정에도 론스타의 외환은행 한도초과 보유지분에 대해 '징벌매각명령'이 아닌 '단순매각명령'을 내렸습니다. 심지어 외환은행 매각 직전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판단을 내리고도, 아무런 행정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론스타는 사실상 아무런 규제나 징벌 없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인정받아 외환은행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