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에서 퇴소하고 싶지 않은 이유 (출처: 보건복지부 '노숙인 요양, 재활시설 생활인 탈시설 욕구조사')
보건복지부
복지부의 탈시설 욕구조사로 다시 돌아가자. '시설에서 퇴소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복수응답으로 물었을 때 '이곳(시설)에서 사는 것이 좋아서'라는 응답은 37.3%에 불과했다. 반면 '나가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법을 몰라서'라는 응답이 48.5%,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61.1%였다. '시설에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도 12.6%나 됐다.
앞서 퇴소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라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방법을 마련해준다면' 50~60% 정도는 탈시설 욕구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이하 종민협)에서 진행한 탈시설 욕구조사 결과(2019)가 그에 대한 예증이다. 자활·재활·요양시설 입소인 102명을 대상으로 단순히 퇴소의향을 물었을 때 '퇴소의향이 없다'라고 응답했던 38명 중 15명(약 40%)은 '국가에서 주택을 제공하고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면' 탈시설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같은 기준으로, 복지부 탈시설 욕구조사에서 퇴소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 중 40%만 '일정한 지원이 갖춰질 경우 탈시설 할 의향이 있다고' 봐도 전체 탈시설 욕구는 13%에서 48%로 늘어난다.
복지부 13%, 대구희망원 43%, 종민협 63.6%(요양·재활시설만 포함할 경우). 천차만별로 보이는 이 수치에 숨겨진 비밀이다.
복지부의 연구보고서 역시 표면적으로 탈시설 욕구가 적게 나오는 이유는 "지역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지역 거주를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 옵션에 대해 정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탈시설과 지역독립생활을 위한 지원체계로 시설 운영을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