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o Mendicino 장관의 공식발표 좌측 화면에 비치는 짧은 발표에도 큰 감동을 참가자들에게 안겨준 캐나다 이민난민국적부[Immigration, Refugees and Citizenship Canada (IRCC)]의 Marco Mendicino 장관
공익법센터 어필
실제로 770개 이상의 공약이 제출되었다. 난민이 고용, 교육, 전기 및 인프라에 대해 접근성을 개선하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재정착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과 노력에 대한 것들이다. 정부나 NGO뿐 아니라, 한국에선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의 기반을 작동시키는 기업도 난민 보호를 위한 공약을 내놓았고, 스포츠 기구들도 그렇게 하였다.
돈을 내겠다는 약속들도 따랐다. 유엔난민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월드뱅크(WBG)가 47억 달러 이상, 미주 개발 은행(IAD)가 10억 달러, 그 외의 다수의 주요 재정 공약을 받았다. 다양한 국가와 다른 단체들도 난민과 수용국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위해 20억 달러 이상을 공동으로 약속했다. 민간 부문에서는 여러 기업이 최소 1만 5천 개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자금 지원 및 이니셔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필넷(PilNet)이 주도하여 세계 각국의 로펌들이 난민들에 대해 연간 약 12만 5천 시간의 법률 상담을 하도록 하는 공약도 만들었다.
셋째, 난민이 당사자로서 섰다. 난민들은 그간 보호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국제회의에서 난민들은 모든 논의에 동의하고 참여하는 것처럼 초청됐다. 발언 순서도 부여하곤 했으나 사실 난민들은 그럴듯한 연출로 소비되어 왔다.
이번 글로벌 포럼에는 2년 전부터 아태난민권리네트워크의 주된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조직되고 있는 글로벌 난민 주도 네트워크(Global Refugee-Led Network)의 모토인 '당사자성에 기반한 의미 있는 참여'를 위한 노력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난민들이 포럼 준비과정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중요한 순간에 발언했고, 스포트라이트 세션이라 불린 다양한 부대행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난민들이 배제된 난민 보호 대책논의는 무의미하다. 대부분의 난민이 법적 지위의 불안정성과 개별 국가들의 맥락이 매우 달라 연대가 조직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점차 초국적인 연대가 난민을 위해 활동하는 다양한 활동가를 통해 조직되어 왔고 국제사회에 가시화되는 순간이었다.
넷째, 현재 난민문제에 관해 시의적이고 첨예한 이슈들에 대한 의견 교환과 발표가 이루어졌다. 전체 세션은 유엔난민기구에서 조직한 일부 토의를 제외하곤 이틀 내내 123개 국가의 3분 발표가 이어졌다. 포럼 전날, 점심시간 등에는 스포트라이트 세션이라 불린 사이드 이벤트를 통해 다양한 토론이 이뤄졌다. 성과 젠더기반 폭력(SGBV)은 서로 협조 또는 긴장 관계에 있는 다양한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구성한 세션이다.
인권활동가의 눈으로 본 글로벌 난민포럼의 한계는?
앞서 밝혔듯 난민협약은 다른 국제인권협약과 달리 협약의 이행 여부를 타 국가들이 공동으로 감독하고 권고를 내리며 권고사항 이행 여부에 대한 보고서를 국가와 NGO들로부터 받고, 질의응답을 통해 사실 여부를 파헤치는 리뷰 절차가 없다.
난민협약이 난민의 정의(Definition)를 천명하고 강제송환의무 등 일정 의무를 각 국가에 부여하긴 하지만, 구체적 이행을 법률상 의무로 강제하는 것이 간단치 않다. 하지만 글로벌 난민 포럼은 주로 장·차관급 정부대표단이 NGO, 민간 부문 관계자들과 함께 모여 일종의 정책방향과 약속이란 의미를 내포한 공약(Pledge)을 발표하고 4년간 이를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절차가 중핵이다.
다양한 관계자, 타국과의 관계 속의 역학관계를 고려하여 더 나은 공약을 발표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서로 자극, 격려, 비판, 권고해 나가는 과정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