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회희망연대는 '20주년 기념 백서'로 <친일, 친독재가 어깨 펴고 사는 나라>를 펴내고 12월 26일 저녁 마산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윤성효
"우리 지역에 항일독립운동가가 많은데 그들의 흉상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 친일‧친독재자들의 기념물은 왜 그렇게 많느냐."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20주년기념백서 편찬위원장이 강조한 말이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친일‧친독재 어깨 펴고 사는 나라>를 펴내고 26일 저녁 마산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430쪽에 걸쳐 20여년간 마산(창원)을 비롯해 경남지역 곳곳에서 이은상(1903~1982, 시조시인), 조두남(1912~1984, 작곡가), 이원수(1911~1981, 아동문학가), 유치환(1908~1967, 시인), 장지연(1864~1921, 언론인), 남인수(1918~1962, 가수), 반야월(1917~2012, 가수‧작곡가) 관련 기념사업 저지(반대) 활동을 벌였고, 그 활동을 이번에 백서로 펴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엮은이 인사'를 통해 '친일‧친독재 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얼마 전에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게 있었다. 크리스마스 때 가장 받기 싫은 선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정답은 책이었다"며 "그 기사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일‧친독재 청산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두더지 잡기'라는 것이다. 친일‧친독재 세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기념사업을 못하도록 해놓았는데도 어느새 다른 형태로 하겠다거나 추진을 했다"고 했다.
이어 "'가고파'의 이은상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까지 친독재 경력이 너무나 뚜렷하다. 그야말로 '독재 품속으로 가고파'를 했다. 그런데 가곡 <가고파>를 지었다고 해서 김동진(작곡)과 함께 동상을 세우겠다는 시도도 있었다"며 "우리가 반대 운동을 하면서 난리를 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겠느냐"고 했다.
김영만 위원장은 "2000년대 들어 지자체마다 그 고장의 '자랑스러운 인물'이거나 '관광상품화' 등을 내걸어 인물에 대한 기념사업을 벌였다. 그런데 하나 같이 다 문화예술 쪽 인물이 많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전부 친일, 친독재자들이다. 창원을 두고 보자. 명도석 선생이라든지, '백마탄 여장군'으로 불리었던 김면시 장군 등 독립투사들이 많다"며 "그런데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흉상 하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원수문학관의 경우 해마다 1억 6000만원을 창원시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마산에는 이은상의 시비가 여러 군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명시 장군의 생가 표시라도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에, 올해 우리 단체에서 나무로 팻말을 세워 놓았다"며 "창원시와 경남도교육청이 독립운동가 기념사업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영만 위원장은 "열린사회희망연대가 만들어진 지 올해로 20년째인데, 그동안 어려워서 몇 번 이나 문을 닫으려고 했다"며 "우리가 중간에 그만 두면 친일, 친독재자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에 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만두지 못하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했다.
"지원 받지 않고 100% 회원의 회비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