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 시민기자와 그의 부모님.
임희정
그제야 비로소 낮고, 초라하고, 힘들었다고만 생각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이 대단하고, 위대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부모의 생을 써내려가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쓰고, 또 쓰고, 계속 쓸 수 있었습니다.
제가 글을 계속 쓸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라는 이름 덕분이었습니다. 부모님의 노동에 대해 글을 쓰면 어김없이 노동을 하는 독자가, 노동의 가치를 아는 독자가 공감의 댓글과 함께 천원, 만원, 응원의 원고료를 주었습니다.
돈을 떠나 또 다른 노동자가, 또 다른 부모가 인정해주고 응원해주고 있다는 증명은 제가 계속 글을 써야 할 가장 큰 동력이 됐습니다. 특별한 사건 사고나 위대한 성공스토리가 아닌, 우리네 사는이야기가 주목받을 수 있는 곳, 오마이뉴스. 덕분에 저희 부모님의 삶 또한 위대한 생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또한 제 글을 함께 고민하고 다듬어 준 이주영, 최은경 편집기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주요기사]
일흔의 엄마가 보낸 문자 'ㅇㅇㄹㅈ'... 눈물이 났다
http://omn.kr/1j80w
저는 막노동하는 아버지를 둔 아나운서 딸입니다
http://omn.kr/1h8pp
육아우울을 이기게 해준 '시민기자'라는 타이틀
- 최다혜 시민기자
절약에 대한 이야기 '최소한의 소비'를 썼습니다. 처음에는 돈 안 쓰는 이야기가 글이 될까 싶었어요. 하지만 제 첫 기사도 남편하고 다툰 일화였답니다. 못난 모습도 글이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위로와 웃음을 줄 수 있음을 경험했던 차였습니다. 그건 아마 보통 사람 이야기였기 때문일 거예요. 특별하지 않고 소소해서 '내 삶도 괜찮구나'라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요.
하루 식비 1만5000원을 자랑하는 제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극단적인 절약이 아니냐 말하지만, 사실은 보통 사람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통계청에서 2018년 4인가구 3분위 평균 연봉을 보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4562만원. 4인가구 4분위 평균 연봉은 6928만원이었고요. '가구' 소득이니 한 사람이 벌어들이는 것 말고, 온 식구 다 힘을 합쳐 번 연봉이란 의미잖아요. 그것도 '세전'이요. 세금을 떼고 나면 실수령액은 더 적은 셈이죠.
이 돈으로 밥도 먹고, 옷도 사고, 아이도 양육하고, 노후 대비까지 해야하는데, 남들은 어떻게 좋은 차, 좋은 집 다 갖추고 사는지 궁금했습니다. 결국 신용카드 할부 혹은 대출로 일군 허상이거나, 자신의 삶 중 가장 그럴듯한 면을 상품과 서비스로 자랑하고 있음을 깨달았어요. 그것도 아니면 상위 20%의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보통'인 체하며 미디어를 돌아다닌 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