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시민기자
사진작가 방문수
'입을 놀려' 작성하는 초고
한편, 써야 할 글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효율적인 글쓰기 방식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금년 들어 새로 적응하게 된 방식이 있다. 종전에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초고를 작성한 다음, 두세 차례 탈고하는 동안에 참고문헌을 확인하고 내용을 수정하고 문장을 다듬는 식으로 글을 완성했다.
그런데 이 방식에는 한계가 있었다. 글쓰기 직전까지 머릿속에 있던 관념이 초고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림으로 치면 일종의 스케치처럼 초고 글쓰기를 활용했다. 그런데 머릿속에서 형성된 관념을 인공적인 문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내용이 변형되거나 누락되는 게 많다는 점에 주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릿속에 있던 그림과 종이로 반영된 그림이 약간 다르다는 점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금년에는 초고 작성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초고를 쓰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앞에서 '입을 놀려' 초고를 쓰게 됐다.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초고를 작성한 다음, 무선 프린터로 출력한 종이를 보면서 종전대로 세 차례 탈고를 하는 방식을 사용하게 됐다. 그러니까 초고 때는 글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글 말하기'를 하는 셈이다. 글쓰기는 세 차례의 탈고 때만 하는 식으로 바뀐 것이다.
물론 이 방식에도 여전히 한계는 있다. 머릿속의 관념을 글이 아닌 말로 옮기면 글로 쓸 때보다는 훨씬 더 정확하게 원래의 관념을 옮길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 하지만, 글뿐 아니라 말 역시 자연 그대로의 피조물이 아니라 인간의 창작품이다. 글이 아닌 말로 한다 해도, 글쓰기 직전까지 머릿속에 있던 그림과 지면에 옮겨진 그림 사이에는 여전히 괴리가 있었다. 머릿속 이미지를 그대로 종이에 투영해주는 첨단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이 한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은 시간 절감이라는 효과를 선사했다. 세 차례 탈고에는 여전히 2시간 정도가 소요되지만, 초고를 작성하는 데는 5분 이내의 시간이 소요됐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초고를 작성할 때는 10~15분 정도가 걸렸다. 시간이 획기적으로 절약된 것이다.
그에 더해, 좀더 편한 자세로 초고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잠자리에서 눈을 뜬 직후에도 누운 그대로 초고를 작성할 수 있고, 책상 앞 의자에서 몸을 뒤로 젖히고 쉴 때도 초고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 창문을 열고 창밖을 내다보면서도 쓸 수 있게 됐다. 먼 거리를 이동할 때도 그렇게 할 수 있게 됐다. 꼭 책상에 앉아서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시사(時史) 글쓰기에 주력하게 됐다는 점 외에, 이 같은 기술적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 2019년도 글쓰기에서 나타난 변화라 할 수 있겠다.
2020년에도 시사(時史)는 계속된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알고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2020년에도 시사(時史)를 열심히 하고자 한다. 내년에는 한국에서 계속 전개될 '촛불 대 수구'의 대결,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격화될 '북한 대 미국'의 대결을 시사(時史) 속에 좀더 많이 담아보고자 한다. 한반도와 세계의 운명을 가르게 될 그런 현상들의 역사적 맥락과 현실적 모습을 함께 담아 보고자 한다.
물론 순수하게 역사만을 다루는 종래의 글쓰기에도 항상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부족한 글을 좋게 보아주시고 또 올해의 뉴스게릴라 상을 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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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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