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 주최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추모대회에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국회의원과 정당에 책임을 물었다. 국회의원은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정당은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중당은 '구의역 사고 1주기, 불안정노동 없는 세상을 꿈꾸며'라는 '흙수저당 논평'을 지난 2017년에 내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 비리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고착화된 빈부격차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평등은 한국 사회가 가진 가장 큰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부모 세대에 비해 가난한 청년 세대는 거주와 노동환경, 수입 모두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는 출발 자체가 공정하지 않아요. 10:90의 사회죠. 90은 10을 꿈꾸지만 그건 꿈일 뿐이죠. 누군가의 특혜와 권력으로 인해 자기가 피해를 받는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있어요. 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국회에서는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해야 하죠."
'빨갱이', '청년정치인' 이중 낙인에 맞서려면
민주노동당 시절 김 대표는 친환경 무상급식 운동에 나섰다. 무상급식이라 하면 당시 빨갱이들, 사회주의자들이라는 비난이 따랐다고 전했다. 진보정당에서 하는 정책과 공약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여겼다는 것.
"대한민국은 분단구조잖아요. 분단구조를 지탱하는 힘은 냉전 논리고요. 생각이 다르면 차이를 존중해야 하는데, 탄압의 수단으로 써왔어요. 보수 기득권 세력은 냉전 논리를 자신의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게 가장 큰 문제에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 정치인으로서의 고충도 털어놨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 정치인의 출마를 가로막는 것 중 하나는 선거제도라고 꼬집었다. 비용 문제였다.
"청년이 출마하고 싶어도 돈 없으면 못 하죠.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려면 (기탁금 1500만 원을 포함해) 1억 정도 필요해요. 청년 중에 1억 가진 사람이 있나요?"
진보정당에서는 정치 후원금을 통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거대 자본을 가진 후보자들과 청년들이 똑같은 출발선에 서기 어렵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대변하기 위해서 출마할 수 있어야 하는데, 청년에게는 그 문턱이 너무 높다고 지적한다.
"촛불혁명 이후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라도 젊은 청년 후보들이 출마해야 해요. 촛불혁명을 이끌었던 세력이 등장해 이전의 청년 정책과는 다른 변화를 일으켜야 하죠."
총선에서 풀어나갈 숙제
김 대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청년 정치인으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버니 샌더스를 꼽았다. 버니 샌더스는 공립대학 무상 교육을 주장한 바 있다.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미국 대학 등록금이 청년들에게 걸림돌이 되자 제동을 건 것. 그러나 그는 올해 78세다. 과연 청년 정치인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나이만 젊다고 해서 청년을 대변하는 것은 협소한 주장이죠. 중요한 것은 시대정신입니다.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어떤 변화를 만들지 생각하는 사람이 청년 정치인이에요."
김 대표는 국회의 비례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2016년에 당선된 20대 국회 구성을 보면, 남성의원이 83%를 차지했고 평균연령은 55.5세였다.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문턱은 2030세대에게 턱없이 높다는 것. 그는 50대 남성에 치우친 국회 구성비 때문에 우리 사회에 소수가 아님에도 소수자 취급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토로한다.
정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하며 끝으로 그는 정당을 빵집에 비유했다.
"정말 좋아하는 빵집이 있으면 그곳에 가듯이 정당에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우리 정치는 빵집의 문턱을 넘어서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어요. 빵을 먹으면 안 될 것만 같은 분위기죠. 빵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만 빵집에 갈 수 있는 것처럼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빵 안 먹잖아요. 단팥빵이나 소보루빵이 맛있어서 먹지 원리를 알고 먹지는 않잖아요. 저도 소보루빵이 맛있어서, 민주노동당 정책이 좋아서 정치한 거예요. 당원 가입을 하면서 이 집만의 노하우를 알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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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비용 1억 "청년들 출마하고 싶어도 못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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