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30일 울산경찰청 경찰관이 울산시 동구 울산수협 냉동창고에 압수한 고래고기를 보이고 있다. 노란색 박스 안에 든 것이 모두 불법 포획된 고래고기다.
연합뉴스
▲ '고래고기 환부' 사건, 말이 어렵다. 쉽게 설명해 달라.
= '환부'라는 말은 검찰이나 법원, 행정기관 등이 압수물을 본래 소유자에게 돌려주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선 '고래고기를 주인에게 돌려줌'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먼저 고래고기 사건부터 알아보자.
울산경찰청이 지난 2016년 4월에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한 유통업자 6명을 검거하면서 이들이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고래고기 27톤(시가 40억 원 상당)을 압수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넘겨받은 울산지검은 이 중 6톤만 불법으로 인정해 폐기 처분하고 나머지 21톤을 한 달 만에 유통업자에게 돌려줬다. 이에 일선 경찰들이 크게 반발했던 사건이다.
검찰은 불법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를 댔고, 경찰은 DNA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고 맞섰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7년 9월에 울산의 환경보호단체가 고래고기 환부를 결정한 담당 검사를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울산경찰청에 고발했는데, 이 사건을 '고래고기 환부' 사건으로 부른다.
▲ 이후 진행은?
= 경찰이 사건 수사를 위해 관련자들에 대한 각종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법리적 하자,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래고기 환부 결정을 한 담당 검사는 경찰 수사가 본격화 하자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1년여 만에 돌아오기도 했다. 경찰은 결국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담당 검사와 검사 출신으로 전관예우 의혹이 있는 유통업자 측 변호사에 대한 수사를 매듭 짓지 못한 채 사실상 수사를 중단했다.
▲ 이 사건이 다시 주목 받는 이유는?
=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와대 행정관이 이 사건을 다룬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경찰이 검찰의 권한 축소를 주장하며 드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이 사건이다. 그리고 이 사건의 초기 수사를 맡았던 사람이 바로 B씨다. 그런데 검찰은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의 사건에 연루된 A사를 수사하는 과정에 B씨가 간여했음을 파악했다.
검찰을 향해 날을 세우던 경찰관이 다른 불법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검찰로선 호재임에 분명하다. 검찰이 사천경찰서에서 확보한 압수물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물론 이와 관련해 사천경찰의 분위기는 "별 거 없을 것"이란 반응이지만. 참고로 B씨는 A사 뇌물 사건에 연루되기 이전에 이미 경찰복을 벗었다. 사천경찰서 재직 시 부하직원의 인사 청탁에 따른 말썽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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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사천경찰-어묵회사... 검찰 행동은 다 '고래고기'로 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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