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형 직전의 최시형 선생동학농민혁명군 최고 지도자 최시형
박용규
성리학을 기반으로 하는 조선의 봉건체제와 대립하여 최제우가 창도한 동학은 개항 후 그 모순이 집중적으로 심화되어온 삼남 지방을 토대로 크게 발전하였다. 동학혁명은 조선 봉건제 해체사의 최종적 도달점이며 근대조선 민족해방 운동사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다.
그 주동자 중의 하나인 김개남을 알기에 앞서 동학이 태동하게 된 역사적 배경부터 살펴보자.
첫째는 18세기 이후 변질된 조선왕조 양반사회의 정치적 모순, 둘째는 삼정의 문란, 셋째는 19세기 이후 서세동점의 위기 속에서 국가보위의식의 팽배, 넷째는 전통적인 유교의 폐해에 따른 지도이념의 퇴색, 다섯째는 서학의 도전을 민족적 주체의식으로 대응하려는 자세, 여섯째는 실학에서 현실 비판과 개혁 사상에 영향 받은 피지배 민중의 의식 수준 향상과 높아진 자각도 등을 들 수 있다.
최제우가 창도한 동학사상은 유교의 인륜, 불교의 각성, 선교의 무위가 접화군생(接化群生)하는 천도사상을 말한다. 천도사상의 중심 개념은 인내천, 즉 천인합일 사상으로 사람 섬기기를 하늘 섬기듯 하고(事人如天), 억조창생이 동귀일체(同歸一体)라 하여 계급제도를 부정하며, 인간평등을 주창하는 인존사상을 종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