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시무룩한 표정의 고3 학생들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윤근혁
오 대표는 '수능 점수 발표 다음 날 시무룩한 표정으로 오 대표 강연을 듣고 있는 남학생 6명'이 찍힌 한 장의 사진을 청중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런 뒤 앤더스 울달 교사에게도 "이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느냐"고 묻기도 했다.
앤더스 울달 교사는 "명상하는 사진 같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청중들 사이에선 "어떻게 저렇게 똑 같이 무표정할 수 있느냐, 쌍둥이들 같다"란 말도 터져 나왔다.
오 대표는 그 동안 전국 강연에서 나온 학생들의 다음과 같은 말도 전했다.
"저는 제가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엄마가 살고 있습니다."(대구 초등학생)
"(부모님!) 말로만 괜찮다고 하지 마시고 실제로도 괜찮으십시오."(고등학교 3학년생)
이날 참석한 덴마크 교사 가운데엔 로스켈데 10학년 학교 교장과 교사가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슈 프리슬룬드 교장과 레넛 뵈스팅 교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한국 방문 기간 중 같은 호텔 같은 방에서 같이 잤다.
레넛 뵈스팅 교사는 "교장과 같은 방을 쓰는 것 괜찮다. 이미 이전 연수에 가서도 같은 방에서 잤다"고 웃으며 말한다.
이 모습을 강연장에서 직접 본 한상윤 서울봉은초 교장(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은 "솔직히 우리나라는 교장과 교사가 같은 방을 쓰는 건 정말 어려워서 서로 피한다"면서 "덴마크 교사와 교장이 스스럼없이 같은 방을 쓸 수 있는 민주와 평등의 학교 문화가 부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교장은 "이렇게 되면 교장-교감-교사가 개선할 점에 대해 언제든 얘기할 수 있어 소통이 훨씬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최성호 교사(서울신내초)도 "덴마크에 대한 책도 읽고 직접 방문도 했기 때문에 강연을 들으러 갔다"면서 "이 나라는 민간이 토대를 만든 상태에서 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우리나라 혁신교육지구와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도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일의 행복을 위한다고 오늘의 행복을 유보하지 말아야"
이날 강연 시작 전 인사말에서 전병화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산이 없는 덴마크와 달리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너무 높은 데만 보고 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 교육이 대학 입시에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한다고 오늘의 행복을 유보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덴마크에서 온 교사들의 대표인 슈 프리슬룬드 교장(로스킬데 10학년 학교)은 "한국에서 덴마크 교육시스템이 좋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덴마크 교육은 원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다양성을 배우는 것이니까 한국에서 그런 것을 덴마크에 되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