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오마이뉴스 장재완
검찰이 수사 중인 '청와대 하명수사-선거 개입 사건'을 '토착 비리 수사, 검찰 방해 사건'으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한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은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거나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검찰의 행태를 보면 결론을 내려놓고 억지로 꿰맞추는 수사로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에 대해서는 "(검찰 개혁을 할) 전문성과 강단이 있고, 전략, 철학도 있는 적임자라고 본다"며 "현재 시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최상의 카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했다.
그는 "만약 수사가 끝나지 않아 명예퇴직이 어려워지면 '명예퇴직 수당'과 '한 계급 특진'을 포기하고 '의원면직'하면 퇴직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며 "내년 총선 출마의사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는 말로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음은 황운하 대전청장과 8일 오후 나눈 주요 인터뷰 요지다.
"청와대 특감반원과 일면식 없다"
- 검찰이 숨진 전 특감반원 백아무개씨의 휴대전화를 서초경찰서에서 확보할 때 제시한 영장에 황 청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는데?
"원래 피고발인을 피의자로 표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일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울산청에서 수사할 때 김기현 울산시장이 피고발인 신분이었다. 하지만 울산경찰청은 피의자로 볼 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해서 곧바로 '참고인'으로 전환했다. 즉 검찰이 '피고발인' 또는 '피의자'라는 표현을 써도 되는데, 굳이 '피의자'라고 표현한 것은 표적으로 삼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으로 생각된다. 대단히 불쾌한 일이지만 검찰 의도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 백아무개씨와는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나?
"일면식도 없고, 듣도 보도 못한 분이다. 이름도 못 들어본 분이다."
- 검찰은 첫 제보자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인 데다 제보처리자가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기 때문에 의혹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 언론 보도만을 토대로 판단해 볼 때,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은 울산시 공무원을 했던 분으로 울산시청 내의 김기현 측근, 즉 비서실장이나 형과 동생들이 어떤 비리를 저질러왔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위치에 있었을 것이다. 본인이 아는 범죄 첩보를 정리해서 제보하는 것은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어찌 보면 용기 있는 일이다. 그것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낼 수 있다. 청와대는 그 범죄첩보를 해당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게 맞다. 정상적인 업무 절차다."
- 법조계 일각에서는 제보받은 내용을 추가하거나 건드렸으면 편집이고,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된다는 시각이 있다.
"범죄첩보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주된 범죄사실', '적용 법조', '증거관계', 이런 것들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직권남용으로 보는 건 '난센스'다. 문제가 없다. 이것을 자꾸 청와대가 개입한 것처럼 몰아가려고 자꾸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봐서 그렇지,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 봐서는 정상적인 업무절차에서 벗어난 것이 없어 보인다."
-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는가?
"검찰은 자신들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억지로 꿰맞추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전체적으로는 허위지만, 부분적으로 맞는 팩트를 모아 꿰매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서 제가 울산청에 2017년 8월에 부임했는데, 이것은 분명한 팩트다. 이를 '김기현 울산시장 낙선의 사명을 띠고 부임했다'라고 왜곡시키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소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억지로 꿰맞추는 수사로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양심의 기반해서 진실을 올바르게 똑바로 응시하기를 바라지만, 지금까지 검찰의 행태를 보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 이번 사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면?
"김기현 전 시장 측근 부패·비리 사건, 이 사건이 이대로 덮여서는 안 된다. 검찰이 고래고기를 되돌려 준 사건도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지'를 웅변하는 사건이다. 두 가지 사건을 김학의 사건을 전면적으로 재조사한 것처럼 재조사 기구를 만들어 재조사하거나 아니면 '특검'을 해야 한다."
- 내일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판기념회가 예정돼 있다. 마치 이런 일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출판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하게 그렇게 됐는데, 책 준비는 올해 5월경부터 시작했다. 경찰을 언제 떠날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경찰을 떠나기 전에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책으로 정리해서 출판물로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나의 의무다' 이런 생각으로 준비했다."
- 이번 사건으로 책 제목('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을 급히 바꾼 건가?
"아니다. 이 사건 이전에 정한 거다"
- 이번 일이 책 판매에 득이 됐나 실이 됐나?
"결과적으로 책 홍보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됐다. (웃음) 얼마나 팔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출판사 측에서 애초에는 책이 안 팔릴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주문량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팔리고 있다고 한다. 지금 주문해도 책을 구할 수 없다고 한다."
"추미애, 현 시점 최상의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