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치도_내추럴사이즈모델’
유튜브
-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처음에는 (마른) 모델을 준비했어요. 그러다 보니 다이어트 강박증과 식이장애를 겪게 됐죠.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플러스 사이즈 모델에 도전해보니까 거기마저도 '살을 더 찌워오라'고 말하더라고요. 결국 모델을 하려면 내 몸 상태를 부정하고 살을 빼든지 찌워야 했어요. 이 몸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찾아보다가 해외에 있는 내추럴 사이즈 모델을 알게 됐어요.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이 분야를 만들었더라고요."
-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라는 개념을 한국에 들여오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지식인에 '변호사 되는 법'이라고 치면 뭐라도 나오잖아요. 그런데 내추럴 사이즈 모델을 검색했더니 아무것도 안 나오는 거예요. '(내추럴 사이즈 모델을)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례가 있으면 따라가면 되는데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까 답답했죠. 그런데 한 친구가 대뜸 '그럼 네가 하면 되잖아'라고 말하더라고요. 용기를 얻어 시작하게 됐죠."
- 내추럴 사이즈 모델로 활동하면서 유튜브를 병행하게 된 계기는?
"내추럴 사이즈 모델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려진 정보가 없잖아요. 우선 이걸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유튜브 채널이 잘되면 내추럴 사이즈 모델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도 입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러면 내추럴 사이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패션업계에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 심정은 어땠나?
"사실 큰 기대는 없었어요. 초반에 사람들이 별 반응을 안 보여도 그러려니 했어요. 애초에 내추럴 사이즈 모델을 시작할 때부터 이런 분위기여서 그런지 익숙했죠. 만나는 사람마다 '그게 뭐냐?'고 물어보고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분위기였거든요."
- 그런데 벌써 구독자가 15만 명을 넘었다.
"제 개인적인 기쁨도 있지만 대한민국 내추럴 사이즈 모델의 승리라고 생각해요. 언론에 등장하거나 목소리가 주목받게 되는 건 사람들이 모여야 가능하잖아요. 사람들이 점차 저를 인정하다 보니 패션업계에서도 저를 부를 수밖에 없어요. 그들은 사업가이기 때문에 이윤 추구를 하는 존재인데, 내추럴 사이즈 분야가 사업성을 보이니까 이쪽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거죠.
내추럴 사이즈는 패션업계에 받아들여져야 할 산업 중 하나예요. 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단지 안 보였을 뿐 분명히 존재해왔거든요. 구독자 상승은 결국 다양한 사이즈를 원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 실제로 사이즈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만나 봤나?
"모델을 준비하면서 식이장애와 강박증을 겪었던 이야기를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막상 전혀 안 그럴 것 같았던 친구들이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더라고요. 누가 봐도 남부러울 것 없이 인기 많고 잘나가는 친구들이었거든요. 사이즈가 저보다 덜 나가든 비슷하든 더 나가든 옷 문제뿐만 아니라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적 압박 때문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그래서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자기 몸 긍정주의)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어요."
- 어떻게 도움을 줬나?
"제 몸무게, 키를 싹 다 공개했어요. 그냥 재밌고 가볍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옷 갈아입는 장면도 보여주고 영상을 올릴 때 몸매 보정도 안 해요. (몸매 때문에) 뭘 입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옷 입는 걸 즐기는 거죠."
내가 어떤 모습이든지 사랑해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