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인헌고 한 학생이 김 교사의 차량을 가로막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학생수호연합(아래 학수연) 소속 인헌고등학교 김아무개군이 특정 교사의 출근을 막은 사실이 확인됐다. 최아무개군은 학교 정문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교감을 정문 밖으로 내쫓거나 화장실에 숨기라"며 조롱 섞인 발언을 했다.
두 학생의 행동에 대해 인헌고 교원들은 "수업 방해를 막을 길이 없어 속수무책"이라고 걱정했다.
출근길 가로막힌 교사 "공황상태에 빠질 정도로 겁났다"
6일 서울 인헌고와 '최군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간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지난 4일 오전 7시 50분쯤 손팻말을 든 김군은 인헌고 정문 앞에서 김아무개 교사의 출근 차량을 가로막았다. 이후 그는 손가락으로 팻말 글귀를 가리키며 "2번이랑 3번 맞습니까"라고 큰 목소리로 여러 차례 외쳤다.
해당 팻말에는 "정치교사 K(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반미사상을 주입했으나 그의 아들 소유 미국 차를 타고 다닌다. (1) 있다 (2) 없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김군이 다시 김 교사의 차량 옆으로 다가와 "사실입니까, 아닙니까"라고 말했고, 김 교사는 "적당히 해"라고 대응했다. 그러자 김군은 다음처럼 반박했다.
"지금 협박하시는 거 아닙니까? '적당히 하라'는 거 맞습니까, 아닙니까?"
이 틈을 타 김 교사는 자동차를 몰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김군은 김 교사의 차량을 끝까지 뒤쫓았다.
김 교사는 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4일 내 출근을 막는 모습을 보는 순간 공황상태에 빠질 정도로 겁이 났다"면서 "온종일 불안에 떨면서 간신히 수업을 마치고 병원에 갔다"고 털어놨다. 김 교사는 5일부터 학교에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그는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다.
시청 인원 확인하며 시위하는 고교생
최군은 4일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학교 정문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시위를 벌였다. 최군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생중계했다.
이날 최군은 큰 목소리로 "그동안 인헌고 내에서는 '국익'을 고려하는 교육이 아니라 특정 정당 총선전략을 위해 반일교육을 자행했다"면서 "지난 3일, 교감 선생님이 저희 손가락을 꺾고 (김군을) 때리고 도망을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곳에 학생으로 온 게 아니라 도주범에게 문제를 제기하러 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녹음 안 해요"...'인헌고 학생수호연합'에 속은 교장 선생님 http://omn.kr/1lgqv)
최군은 "교감선생님 숨지 말고 나오세요"란 구호를 여러 차례 외쳤고, 김 교사에 대해서는 "급진 NL(과거 학생운동권 내 민족해방파)"이라고 주장했다.
주민인 듯한 2명의 시민이 "어젯밤까지 일하고 잠을 못 자는 사람이 있다, 좀 조용히 해 달라"고 항의했다. 또 다른 시민은 "학생!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라고 응수했다.
최군은 마이크를 잡고 "사상주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데 시끄러우니 조용히 하라고 하는 것은 학생들이 계속에서 사육장에서 사육당하고 공격당하고 살인을 당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