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86〉 굴원은 초나라 왕족의 후손으로, 머리가 좋고 말주변이 좋아 스물여섯 젊은 나이에 좌도(좌상) 벼슬을 한다. 좌도는 내정뿐만 아니라 외교를 담당하는 중책이다. 그는 뛰어난 만큼 시기도 많이 받았다. 그가 쓴 시로는 〈이소(離騷)〉와 〈어부사(漁父辭)〉가 있다.
〈사진187〉 서울 암사동 빗살무늬토기 조각. 국립중앙박물관. 〈사진188〉 부산 동삼동 빗살무늬토기 조각.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이것은 〈천문훈(天文訓)〉 편을 정리한 한대 학자도 마찬가지인 듯싶다. 사실 〈천문훈(天文訓)〉과 〈지형훈(墬形訓)〉 편을 읽고 그 세계관을 그림으로 그려내기는 힘들다. 앞뒤가 서로 안 맞아떨어지는 곳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1차원과 3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신석기인들은 3차원 세상을 1차원 그릇 평면에 나타냈는데, 이것을 잘못 이해할 때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굴원과 〈천문훈(天文訓)〉 편을 정리한 한대 학자는 어떤 도상(그 도상은 3차원을 1차원으로 그린 도상일 것이다)을 보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도상을 잘못 이해한 듯싶다.
더구나 한대 학자는 아홉 들판의 하늘 이름을 낱낱이 들면서도 그것이 어떻게 아홉 겹 하늘이 되는지, 아홉 겹 하늘 층 도상으로 그릴 수 있는지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천문훈(天文訓)〉과 〈지형훈(墬形訓)〉 편을 꼼꼼히 읽어도 당시 세계관을 그림으로 그려내기가 힘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암사동 빗살무늬토기의 '하늘 속 물 층' 무늬를 설명하면서 자세히 해석한 바가 있다. 이에 대해서도 앞 글 '빗살무늬, 과연 암호인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
〈사진187〉을 보면 하늘 층이 다섯 층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하늘 층은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파란 하늘이 아니라 파란 하늘 너머 '하늘 속'을 말한다. 한반도 신석기인과 중국 신석기인은 파란 하늘 너머에 하늘 속이 있고 이 속에 물이 가득 차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이 하늘 층은 '물 층'이기도 하다. 이 하늘 속에 가득 차 있는 물(水)이 하늘 구멍 천문(天門)을 통해 구름(云)으로 나오고, 이 구름에서 비(雨)가 내리는 것이다. 그리고 〈사진184-5〉의 천문이 x축에서 고개를 쳐들고 본 천문(天門)이라면, 〈사진187〉의 천문은 y축에서 본 천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 서울 암사동 편 빗살무늬토기 사진 자료 474장에서 하늘 층수를 확인할 수 있는 그릇과 조각은 699점이다. 이 가운데 4층은 236점, 5층은 244점이다. 나머지는 다음과 같다. 2층 7, 3층 70, 6층 93, 7층 30, 8층 9, 9층 2, 10층 5, 11층 2, 15층 1점. 4층과 5층을 합치면 약 69퍼센트를 차지한다. 이것은 암사동 신석기인이 생각한 하늘 형상, '방위'와 관련이 깊다.
〈사진187〉을 보면 하늘 물 층을 다섯 겹으로 새겼다. 이것은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 하늘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이 동서남북 그리고 그 중앙 아래 다섯 곳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구멍(天門)이 하나씩 다섯 곳에 나 있다는 말이다. 이로써 기원전 4000년 무렵 한반도 신석기인은 동서남북과 한 중앙, 이렇게 사방오주(四方五州)의 세계관이 이미 자리 잡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사진188〉은 하늘 층을 아홉 겹으로 새겼다. 아마 굴원과 〈천문훈(天文訓)〉 편을 정리한 한대 학자가 본 도상도 바로 이와 같았을 것이다. 한반도 암사동과 동삼동 신석기인이 하늘 층을 왜 이렇게 '아홉 겹'(九重)으로 새겼는가에 대해서는 앞 글 '빗살무늬, 과연 암호인가'에서 자세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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