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해온 지미 샴 민간인권진선 전 대표가 지난 10월 16일 밤 정체불명의 괴한들로부터 쇠망치 공격을 당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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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지난 26일 오후, 홍콩 현지에서 지미 샴 구의원 당선자를 인터뷰했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목발이 들려 있었다. 아직도 그의 몸에 남아 있는 망치 테러의 흔적이다. 먼저 그에게 안부를 묻자 "몸은 거의 다 나았다. 이것(목발)은 일종의 내 호신용품"이라며 웃었다.
그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현재 홍콩에서는 그의 승리를 민주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 차례의 테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얻어낸 백만 시위의 주도자, 하지만 그가 손을 저었다.
"일각에서 많은 해석을 덧붙여주시지만, 저는 제가 어떤 것을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홍콩 민주화 운동에는 리더가 없습니다. 홍콩 시위는 시민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집결해서 움직일 뿐입니다.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건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입니다."
홍콩 민주화 시위 전방에 있던 사람으로서, 민주화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까?
"전혀요. 사실 제 지역구는 이전까지 계속 친정부파(여당)가 당선된 곳입니다. 이번이 이례적인 거죠. 또, 이 지역구의 유권자들 대다수가 노인 분들입니다. 과거부터 매번 친정부 정당을 지지해 오셨던 분들이죠. 그럼에도 이번에 제가 당선될 수 있었던 건 지난 6월부터 이어져 온 민주화 시위 덕분입니다.
대중들은 시위가 폭력적으로 바뀌는 와중에도 시위대를 지지했습니다. 모두가 경찰의 폭력성에 분노하고 있다는 거죠. 17살 소년을 실탄으로 쏜 일이 알려진 상황에도 경찰은 단 한번의 사과조차 없었습니다. 심지어 정부마저 입을 다물었죠. 홍콩 시민 모두 경찰의 폭력성이 극으로 치닫는 이 상황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대한 분노가 친정부 성향을 보이는 정당들에도 이전됐다고 생각합니다. 친정부는 곧 공권력의 폭력성을 두둔한다는 의미인 거죠. 시민들은 친정부파에게 투표할 경우, 더 많은 홍콩 청년들이 다치게 될 거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지금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고 있는 것은 대다수의 홍콩 청년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