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가 범야권의 압승 결과로 나온 25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 앞에서 경찰의 봉쇄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의 구조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희훈
이날 이공대 앞에서 열린 집회는 이들의 주도하에 시작됐다. 오후 4시, 구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범민주 의원(전체 452석 가운데 388석 차지) 70여 명은 이공대 바로 옆 침사추이 백주년기념공원에 모여 이렇게 외쳤다.
"우리 당선자들은 선거에서 승리한 순간까지도, 단 한 순간도 이공대 학생들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이공대 학생들을 구출하려고 한다. 지금 이 자리에 더 많은 사람들, 더 많은 의원들이 나와주길 바란다."
이어 이들은 세 가지를 요구했다. 이공대를 포위한 경찰의 철수,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공대 진입, 그리고 홍콩 시위대가 주장하는 5대 요구의 관철이다. 5대 요구란 ▲ 송환법 공식 철회 ▲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 행정장관 직선제다.
이날 현장을 찾은 샤틴(Shatin) 지역구 당선자 빌리(Billy)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비록 우리(범민주파)가 대승을 했지만 홍콩의 문제는 아직 해결된 게 없다, 이공대 안에는 여전히 몇십 명의 시위대가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우리(당선된 범민주파 의원들)는 오늘, 이공대에 들어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행동은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오후 5시께, 50여 명의 범민주 의원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이공대 문제를 따지기 위해 이동했다. 이어 로이 퀑(Roy Kwong), 다니엘 웡 (Daniel wong)을 비롯한 5명의 구의원들이 경찰과 협상해 대표로 이공대 내부로 들어갔다.
구의원들이 학교 내부로 들어간 후, 남은 자리를 지킨 것은 천여 명의 시민들이었다. 오후 8시가 되자 시민들의 수는 더 불어났다. 거리를 메운 이들은 학교에 갇힌 이공대 학생들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며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등을 요구했다.
경찰 "우선은 치료... 체포는 그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