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미디어 인터뷰 교육을 위한 저널리스트' 양성 수업을 듣고 있는 서울여대 학생 15명과 '염치'를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정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20일, 서울여대 '미디어 인터뷰 교육을 통한 저널리스트 양성' 수업을 듣는 학생 15명에게 염치를 물었더니, 나온 반응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회에 발을 딛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묻고 싶었다. '취업절벽'이라는 참담한 상황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염치'란 무엇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실제, '염치 없는 교수 유형'을 나열한 학생은 질문자를 향해 "기자들도 그래요, 윤리적으로 '뻗치기'는 모두에게 안 좋은데 그대로 후배들한테 시키잖아요, 대물림하면 안 되죠"라며 '직격탄'을 쐈다.
기성세대라면, 권한을 가진 윗사람이라면, 선배라면, 악순환을 끊어낼 누군가라면, 그 중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뜨끔할 이야기들이 15명의 대학생들에게서 쏟아져 나왔다.
"밥 값 못하는 황 읍읍, 다이어트 들어갔잖아요... 염치 없죠"
'타인의 염치 없음'으로 시작한 대화는 정치로, 사회로 확장됐다가 '나'로 돌아왔다.
일단, '염치 없는 사람들'. "절대 노인 혐오주의가 아니"라며 전제를 깐 4학년 한아무개씨는 1호선 통학러(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통학하는 학생)의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2시간 반 통학을 하는데 1호선 타면 연로하신 분들이 일어나라고 무릎을 톡톡 쳐요. 물론 몸이 불편해 보이는 분께는 당연히 자리를 안내하는데 '젊은 애가 왜 앉아있냐'고 하시더라고요. 비켜드려도 '고맙다'가 아니고 '당연하다'고 여기실 때, 염치가 없다 생각이 들어요."
다음 타자는, "밥값 못하는 사람들"이다.
"돈은 너무 많이 받고, 승용차도 받고, 체포도 안 되고 특혜는 많고... 그런데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건 없고." (정아무개,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