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홍콩 몽콕 경찰서 주변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던 중 최루탄에 대비해 방독면을 쓰고 있다.
이희훈
홍콩 시민들은 선거 결과에 환호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칼슨씨는 "이제 첫 걸음을 뗀 상태다"라며 "민주화 운동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 것이다. 앞으로 홍콩 시민들이 더 많이, 열심히 싸워나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테니(Thenny)씨는 "물론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이 정도까지 축하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어젯밤 모든 이목을 끌었던 인물은 주니어스 호(Junius Kwan-yiu Ho)다. 그가 유엔 롱에서 발생한 721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며 "그를 포함해 일부 선거구가 뒤집혀지기를 기대했지만 주니어스 호와 같은 중진들이 교체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테니씨가 언급한 721 사건이란, 홍콩 유엔 롱 MTR 부근에서 2019년 7월 21일부터 22일까지 흰색 옷을 입은 괴한 100여 명이 노인, 어린이,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 기자 등을 무차별 공격한 일을 말한다.
첸(Chan, 30)씨는 "이번 선거는 구의회 선거일 뿐"이라며 "최근 민주화 운동에 대한 홍콩 사람들의 생각을 실제로 보여줬을 뿐 정부 권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거는 끝났지만, 홍콩 사람들의 요구 사항은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 홍콩 시민들은 다음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는 다섯가지 요구를 관철할 때까지 어떤 행동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영광은 홍콩에 돌아가고, 권력은 인민에게 돌아가라"
한편, 6월 9일 100만 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한 시위와 같은 달 16일 200만 명이 참여한 시위, 8월 18일 170만 명이 참여한 시위 등 잇따른 대집회를 이끈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얀 호 라이 부의장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투표 결과는 시위대, 특히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을 향한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이것이 시위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압승을 통해 범민주 진영은 향후 홍콩의 최고 책임자를 선출하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오늘의 투표 결과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이는 시민들이 우리의 5대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정부와 경찰의 폭력 진압에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폴리텍 대학교에 있는 모든 사람을 석방해야 한다, 그리고 경찰대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12월 8일에 다시 모이자"며 "영광은 홍콩으로 돌아가고, 권력은 인민에게 돌아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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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범민주 압승 "하지만 변한 건 없다, 시위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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