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1시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시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정부가 지소미아의 종료 효력을 정지한 데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류승연
"국민들이 이런 꼴이나 보자고 지난 여름부터 불매운동을 하고,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
지난 7월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에 반발해 결성된 700여개 시민단체 연합 아베규탄시민행동(시민행동)이 23일 오후 1시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22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 효력을 정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민중당 김선경 공동대표의 목소리에는 처음부터 힘이 실려 있었다.
김 공동대표는 "당연히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만큼은 완전 종료를 선언할 줄 알았다"면서도 "국민 바람과 달리,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 순응하는 길을 선택했다, 지소미아는 애초에 튀어나와서는 안 될 협정이었다"고 외쳤다.
그는 "미국은 우리를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세운 '태평양 전략'에 따라 한국을 일본의 하위 파트너로 삼고, 중국에 대적하도록 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집요하게 요구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는 군국주의의 망령을 버리지 못하는 일본 아베 정부의 한반도 재탈취에 자리를 깔아주는 협정이다"며 "이 같은 지소미아를 문재인 정부가 조건부 연장한다는 것은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적폐협정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공동대표는 지소미아를 체결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지소미아는 국민들이 대대적으로 촛불 집회를 벌일 당시, 박근혜 적폐 정권이 졸속으로 체결한 것"이라며 "당시 정권은 주권자인 국민들이나 야당에게 그 어떤 논의, 소통도 하지 않고 지소미아 체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적폐협정인 만큼, 파기하면 끝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하지만 무례와 탐욕으로 범벅된 미국 정부의 부당한 강압에 굴복해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굴욕적으로 연장하고 말았다"며 "이번처럼 미국의 협박에 굴복하는 상황을 보니, 앞으로 있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또한 '안 봐도 비디오'일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헛발질을 하지 못하게 시민들이 의지를 모아나가야 한다"며 "촛불의 힘으로 지소미아 폐기시키고, 방위비 협상을 파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