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다나카 유운 씨 <추모문집>을 내는 이은정 씨
이윤옥
- 다나카 유운 선생 추모회를 열게 된 계기는?
"이번 연세대학교에서 12월 13일 갖는 추모회 정식 명칭은 "서가(書家) 고 다나카 유운 선생 추모ㆍ문집 발간기념회"입니다. 추모모임은 다나카 선생이 사셨던 일본 도치기현에서 별도로 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나카 선생을 기리는 추모문집 발간기념회 성격이 큽니다. 서예가 다나카 유운 선생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던 고희탁 대표(제주위클리)께서 추모문집 제안을 해준 게 계기입니다. 지난해 말 다나카 선생이 세상을 떴다는 갑작스런 부고를 받고 충격이 컸던 고희탁 대표와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고인과의 사랑과 추억을 담은 문집 발간에 동의하여 흔쾌히 추모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1주기에 맞춰 추모문집 발간기념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 이은정 선생과 다나카 유운 선생과의 인연은?
"2012년 제7회 윤동주 문학제 때 청운동 시인의 언덕에서 다나카 선생의 작품 전시회가 열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전시와 관련한 연락 등을 맡으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뒤 다나카 선생이 한국에 오실 때 통역을 맡았으며 선생의 기고문 등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한국 문예지에 싣도록 도왔습니다."
- 다나카 유운 선생은 어떤 분인가?
"다나카 선생의 어머니는 한 때 한국에서 지낸 적이 있는 분입니다. 그때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인들의 따뜻한 돌봄을 가슴속에 품고 있었는데 다나카 선생 자신이 그 은혜를 갚고 싶지만 그것은 실현할 수 없는 일이기에 한글로 서예를 써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습니다.
다나카 선생은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茨木のりこ)의 <한글로의 여행>이라는 책을 통해 윤동주 시인의 시를 접하게 된 이래 윤동주 시인 시정(詩情)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한국 시인의 시와 어록을 한글원문과 일본어번역문을 섞어서 서(書)로 써오셨습니다. 또한, 한글 서예를 통해 한국 사람들에게 속죄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의지로 오래 전부터 한글을 배워 오셨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을, 한국인을, 한글을, 사랑한 분이셨습니다."
- 이번 추모문집에 글을 실게 되는 분들을 소개하면?
"다나카 유운 선생은 생전에 윤동주 시인의 시를 사랑하여 한글을 서예로 쓰시고 그 작품을 '고통을 함께 하는 삶의 지평(共苦의 地平)'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열어 오셨습니다. 전시회를 통해 한국분들과도 많은 인연을 맺게 되셨는데 이번 문집에 글을 싣는 분들은 평소 다나카 선생과 인연이 있던 일본과 한국의 지인들 34명입니다. 특히, 일본 도쿄에서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詩人尹東柱を記念する立教の会)'을 이끄는 야나기하라(楊原泰子)씨와 다나카 유운 선생이 젊은 시절, 근무했던 사노시청(佐野市役所) 후배인 모테기 카츠미(茂木克美)씨께서 일본 분들께 취지를 설명하고 글을 모아주셨습니다.
이번 추모문집 발간기념회에는 문학평론가 김우종 교수를 비롯하여, 릿쿄회 야나기하라 야스코 씨, 릿쿄대학에서 사제로 지내시고 현재는 오사카(大阪)에서 사제로 계시는 성공회 유시경 신부, 송우혜 작가, 이상면 교수(수채화 화가, 연세대교수), 그리고 다나카 유운 선생과 공동 전시회를 기획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홍순관 선생(작가, 싱어송라이터) 등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 이번 추모회를 계기로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을 사랑한 서예가 다나카 선생은 윤동주 시인의 '사람이 되지'라는 글귀에 감동하여 평생 '참된 사람이 되는 길'에 대해 고민했던 분입니다. 최근 한・일간의 어려운 관계가 지속되어 마음이 무겁지만, 이번 추모문집 펴냄을 계기로 다나카 선생이 고민해왔던 고통을 함께 하는 삶의 지평<다나카 선생의 서(書) 작품전 제목 (공고의 지평, 共苦의 地平)>을 나누면서 두 나라가 사람과 사람으로서 진정한 평화와 사랑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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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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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와 김구의 글을 사랑했던 어느 일본인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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