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는 공룡들과 공존했을 정도로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오래된 동물이다. 이는 공룡이 멸종한 뒤 한참 뒤에 나타난 고래와 크게 다른 점이기도 하다.
공룡들이 활보하던 시기에 이들과 생태계의 중요한 축을 구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 공룡 화석에 대한 상세 분석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미국 시카고 소재 드폴대학교 고생물학과 연구팀은 2010년 캔자스주 중북부 지역에서 발굴된 대형 상어 화석의 치아 등을 고찰, 이 상어가 길이가 5m 남짓인 '크레토도스 휴토노럼(Cretodus houghtonorum)'종인 것으로 추정했다.
▲ 9100만년 전 공룡시대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어의 이빨 화석. ⓒ 켄슈 시마다(드폴 대학교)
9100만 년 전 오늘날의 캔자스 지역이 바다였을 때 살았던 이 상어의 화석은 134개의 치아와 61개의 척추뼈 등만 남은 상태로 발견됐는데, 치아 화석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이 종류의 상어는 최대 약 7m까지 자랄 수 있는 대형 상어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멸종된 이 상어가 태아 '동족 포식'이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태아 동족 포식이란 말 그대로 어미 배 속에서 형제들을 잡아먹는 행태를 이르는 말인데 상어의 포악성을 부각하면서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 미국 캔자스주 팁톤 인근 지역의 한 목장에서 2010년 발굴팀이 9100만년 전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어의 이빨 화석 등을 가려내고 있다. ⓒ 마이클 에버하트(스턴버그 자연사박물관)
이번에 조사된 화석 상어의 새끼는 출산 시 1.2m 정도 크기였을 것으로 짐작됐다. 뱃속에서 형제들을 잡아먹고 나오는 까닭에 몸집도 크고, 출산 시 생존 확률도 높다.
오늘날 상어들 가운데도 알을 낳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어미 배 속에서 부화해 몸집이 작은 형제들을 잡아먹고 새끼의 형태로 출산하는 것들이 있다. 예컨대 샌드 타이거 상어가 대표적이다.
샌드 타이거 상어의 성체는 몸길이가 2~3m 남짓인데, 새끼는 1m 안팎일 정도로 상대적으로 덩치가 매우 크다. 또 동족 포식 상어 가운데는 체온을 바닷물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는 등 포유류와 유사한 측면이 적지 않다.
이번 분석을 주도한 드폴대학의 켄슈 시마다 교수는 "상어의 동족 포식은 그 기원이 최소 1억 년 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됐다는 점이 크레토도스 휴토노럼 화석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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