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가까운 미래를 예측한 책들이 쏟아진다
전유미
2020 트렌드 예측서 시즌
제철음식처럼 책에도 출간 적기란 게 있다. 특정 시기에 제때 나와야 언론과 독자의 주목을 받을 수 있기에, 시기를 타는 책들을 펴낼 때 출판사는 특히 촌각을 다툰다. 4/4분기는 누가 뭐래도 달력과 다이어리, 전망서의 계절이다.
역시나 올해도 10월 중순부터 가까운 미래 예측서나 2020년을 내다보는 소비트렌드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나왔다. 김난도 교수가 속해 있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쓴 <트렌드 코리아 2020>(미래의창)은 이미 베스트셀러 상위에 안착했고, 세계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 연구진이 펴낸 <세계미래보고서 2020>(비즈니스북스)와 빅데이터 분석기업 다음소프트 생활변화관측소의 <2020 트렌드 노트>(북스톤)가 뒤를 따른다.
여기에 웬만한 북튜버보다 더 열심히 책을 소개하는 김미경TV 북드라마에서 <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알키)를 리뷰하면서 치고올라가고 있다. 유튜브에는 다양한 전망서에 대한 5분짜리 요약정리본이 쏙쏙 눈에 띈다.
미래예측서가 두드러지는 현상에 대해 혹자는 현실에 대한 불안 심리가 반영되었으리라 분석하기도 하지만 올해만 이래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니어서 오히려 나는 단순하게 본다. 사업계획서 시즌이 온 것이다.
일터에서 한 해 잠정치를 추산하고 평가하며 내년 전망과 사업계획서를 써내야 할 시기이니, 내년 달력이나 새 다이어리를 준비하는 것처럼, 혹은 내년 운세를 당겨보는 것처럼, 2020년을 먼저 내다본 책을 읽고 싶은 건 전혀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크든 작든 조직생활자라면 누구보다 빨리까지는 아니어도, 흐름 정도는 알아둬야 하니까. 그래야 업계 동향에 한 줄이라도 써넣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