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 오리숲길 아름드리나무들이 십 리의 반인 오 리에 이르는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올해는 단풍이 늦게 내려오고 있다.
정명조
갑사 오리숲길을 걸었다. 황매화 마을을 지나 일주문과 갑사를 거쳐 용문폭포에 이르는 숲길이다. 회화나무, 말채나무, 느티나무, 갈참나무 등 아름드리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추갑사(秋甲寺)'의 명성도 오리숲길의 풍광에서 나온 것일 성싶다.
가을이 익어가는 십일월 초에 갑사를 찾았다. 오리숲길의 아기단풍은 이제 막 붉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이라서 관광객은 많지 않았다. 사람들이 몰려올 즈음, 추갑사의 아쉬움을 품은 채 마곡을 향했다. 김구 선생이 걸었던 길을 달리고 싶었다. 120년 전에는 온종일 걸었을 백 리 길을, 차로 이동하니 50분 남짓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