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단 설치를 요구하며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문종택(세월호 참사 유족)씨가 80일 동안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문씨는 딸의 페이스북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
문지성 페이스북
홀로 시위를 진행했기 때문에, 문씨가 남긴 사진 대부분엔 자신의 모습이 없다. 다만 종종 시위에 동참한 유족, 시민들의 모습은 여러 사진 속에 담겨 있다. 응급 후송이 절박했으나 헬기로 후송되지 못해 끝내 목숨을 잃은 고 임경빈(단원고)군의 어머니 전인숙씨도 지난 9월 2일 문씨와 함께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문씨는 "지지 방문해주신 분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라며 "시민들은 물론, 경빈 엄마와 우리 집사람이 오고 그럴 땐 마음이 많이 짠했다. 그런 날은 정말 하나도 힘들지 않고 든든했다"라고 떠올렸다. 그럼에도 길을 지나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 때도 많았다.
"손가락질하고, 비웃고, 욕하고... 차 소리 때문에 잘 안 들릴 때가 많지만 입 모양을 보면 대충 알잖나. 정말 힘들었던 건 그들의 시선이었다. 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나를 사람으로 쳐다보지 않아요. 같은 땅덩어리에 살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 그렇다고 완전히 적군으로 취급해버리니..."
그럼에도 문씨를 버티게 한 건 희생자들 때문이었다. 그는 "세월호 유족 아빠가 대검찰청 정문에서 맨날 시위한 덕분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특별수사단을 꾸렸다면 모를까, 우리 아이들 생각하면 부모로서 항상 부끄럽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손에 들린 손팻말을 내보였다. 그곳엔 "저는 살인자 아비입니다. 움직이지 마라 해놓고 가두어 수장시킨 학살자입니다. 저를 수사해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문씨는 "이번 (특별수사단을 꾸린 것도) 경빈이가 도와준 걸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유족들이 진상규명을 외치고 국민들이 함께해주고 있지만 결국 높은 곳에서 우릴 바라보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들이 다 해내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마냥 기댈 수만은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비참하고 처참한 마음이 든다"라며 "아직까지 살아남은 이들의 힘으로 못해낸 게 많은데 좀 더 힘을 내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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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살인자 아비... 날 수사하라" 세월호 아빠의 검찰 앞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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