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집단 ‘임술년’의 아카이브 공간 일부다.
황융하
소집단의 활성화는 개인의 내면이 아닌, 공동체와 집단적 작품의 성취를 주요하게 보았고 이것이 연대의 실천이었다. 이 힘은 서슬 퍼렇던 시절에 미술이 도피처로 안주하며 시대의 소명에 부응하지 못했던 과거를 반추함과 아울러 저항의 전선에 서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작품이 공권력에 의해 훼손되거나 침탈되는 일조차 비일비재 했으며 심지어 해당 작가의 구속도 적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감내하며 이룩해낸 시대적 성취이다.
지금에서 예전의 성취가 전승되지 못하는 점은 미술계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민중미술의 존립은 그 자신이 선전·선동의 도구로 활약했던 시대상의 변화가 자못 크리라. 기층 민중 단위의 저항은 1980년대의 대규모성에 비해 개별적이고 고립되어 왔다는 점, 그러면서도 저항의 단위는 분절되어 있기도 하다. 미술 양식과 작품에서 상상력의 제약과 획일적인 단순미에 머물렀던 점도 간과되어서는 안 되리라.
미술관의 아카이브프로젝트가 과거의 화려했던 명맥과 공감만을 재생산 하며 만족하려는 것은 아니리라. 80년대의 예술적 성취가 여기에서 멎어있거나 봉착된 채 돌파구를 찾지 못하기에, 이 지점에 대한 고뇌와 확장을 위한 실마리는 관련자 모두의 과제다. 변화된 시대성이 담기며 예전의 격양된 힘이 복귀되기를 갈망하며, 미술관이 기획하는 프로젝트는 이에 대한 출발이자 구체적인 응답이 되기를 희망한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내년 2월 2일 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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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의 질서를 의문하며, 딜레탕트Dilettante로 시대를 산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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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의 활동력이 현재의 봉착에 응답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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