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천과 어우러지는 둔동숲정이. 단풍이 든 나무숲이 물속에 비쳐 더욱 황홀경을 연출한다.
이돈삼
숲정이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온다. 둔동마을 뒷산에 큰 바위가 있었다. 그러나 동복천 건너 구암마을에서 그 바위가 보이면 큰 재앙이 닥친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만석꾼 강씨가 뒷산의 바위를 가리려고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이후 주민들이 함께 심고 가꿔 울창한 숲을 이뤘다는 얘기다.
제방에는 느티나무와 왕버들나무, 팽나무, 서어나무, 상수리나무 등 230여 그루가 늘어서 있다.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묵은 나무들이다. 전라남도 기념물(제237호)로 지정돼 있다.
숲정이가 단풍으로 곱게 물들었다. 천변에서 코스모스도 하늘거린다. 김상희의 노래처럼 '향기로운 가을'을 노래하고 있다. 숲도 보통의 숲이 아니다. 산림청과 생명의숲국민운동본부, 유한킴벌리가 함께 주최한 제3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마을숲'으로 선정돼 공존상을 받았다. 지난 2002년이었다.
숲정이는 동복천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나무들이 강에 기대 살면서 숲을 이뤘다. 동복천에 비치는 나무와 숲의 그림자도 고즈넉하다. 물 속으로 들어간 파란 가을하늘도 예쁘다. 땅 위의 풍경까지 한 폭의 그림으로 버무려져 더욱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