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학생저항의 날, 청소년도 시민이다' 기자회견 현장
강민진
이날 기자회견은 대학입시거부로삶을바꾸는 투명가방끈, 일하는청소년연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준) 등의 단체들이 주최했다.
아래는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학생 저항의 날 선언문' 전문이다.
1929년 11월 3일, 일제의 억압에 맞선 광주 학생들의 항거로부터 90년이 지났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라는 이름으로 당시 학생들의 저항정신을 기념하고 있지만 정작 현재 우리 사회는 저항하는 청소년을 용납하지 않는다. 끝없는 무한입시경쟁과 여전히 권위적인 학교 안에서 청소년들은 외모와 옷차림 하나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억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90년 전 청소년들의 저항정신은 역사 속에 박제되어 버렸다.
청소년들의 당연한 권리와 요구는 언제나 나중으로 미뤄지고, 불합리한 억압에 맞서 자신의 삶을 되찾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저항에는 반항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청소년의 존재 자체를 불온시하는 편리한 단어 앞에서 청소년의 저항 정신은 철저히 부정되고 지워진다. 끊임없이 "가만히 있을" 것을 강요받는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역사 속 저항했던 학생들을 기리는 기념일은 시험문제 이상의 의미가 없는 모순된 날이다.
저항하는 청소년들의 존재는 외면받고 가려진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한다. 일제강점기, 광주의 학생들과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청소년이 일제의 억압에 맞서 항거했다. 독재에 맞선 4·19혁명은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그 시작이었으며, 70년대 노동운동과 80년대 고등학생운동으로 이어지는 사회운동의 흐름 속에서도 언제나 청소년들은 저항의 주체였다. 2008년 촛불집회 또한 청소년들이 처음 시작했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던 광장에도 청소년들은 함께 했다.
오늘날 각 지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과 전국에서 수많은 학생이 용기 내어 외치는 스쿨미투를 비롯해 청소년들의 저항 역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끊임없는 억압과 부정 속에서도 저항하는 청소년은 언제나 어디에나,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한다. 현재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부당한 억압에 맞서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90년 전 항거했던 학생들로부터 유구히 이어지는 저항정신의 의미이다.
역사 속 청소년들의 저항정신의 진정한 의미를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곁에 되살려야 한다. 모두에게 기억되는 청소년 저항의 역사는 현재에 살아 숨 쉬는 기념일이 되어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저항 기반이 될 것이다. 오늘 우리는, 불합리한 현실에 저항했던 모든 학생·청소년들의 정신을 계승하여 학생 저항의 날을 새롭게 선언한다.
1. 청소년은 스스로 온전한 권리와 저항의 주체이다.
2. 청소년에 대한 모든 사회적 억압과 차별을 철폐하라.
3. 청소년에게 박탈된 권리를 사회 모든 곳에서 온전히 보장하라.
2019년 1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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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진입니다. 현재는 청년정의당 대표로 재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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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독립운동기념일, '학생저항의 날'로 재정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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