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모친 영정사진 놓인 빈소30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되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지난 29일 영원한 안식을 얻은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는 한국전쟁 시기인 지난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 때 남편이던 고 문용형씨와 함께 젖먹이던 큰 딸을 데리고 월남했다. '이산과 피난의 시작'이었다.
함경남도 흥남 출신인 강한옥 여사는 월남한 이후 거제도에서 피난살이를 하던 지난 1953년 2남 3녀 중 장남이자 둘째인 문 대통령을 낳아 길렀다. 월남하기 전 공무원이었던 문 대통령의 부친이 양말 도매상 등의 사업에 실패한 뒤에는 강 여사가 7명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구호물자 옷가지 좌판과 달걀 행상, 연탄 배달 등으로 생계를 꾸렸다.
강한옥 여사는 지난 1978년 남편이 작고한 뒤 40여 년을 혼자서 지냈다. 문 대통령이 반유신독재시위로 구속되자 옥바라지도 했던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변호사가 되고, 청와대 비서실장이 되고, 국회의원과 당 대표가 되고, 결국 대통령이 되는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그렇게 '이산과 피난의 월남가족'으로 살아온 강한옥 여사가 지난 29일 향년 92세로 영면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부모상을 당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산과 피난... 파란만장했던 삶 마치고 영원한 안식 얻었다"
'조용한 가족장'을 얘기했던 문 대통령은 31일 오전 약 40분 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진행된 모친의 장례미사를 마쳤다. 이후 경남 양산의 하늘공원에서 열린 안장식에 참석해 모친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님께선 평소 신앙대로, 또 원하시던 대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시게 됐다"라며 "이산과 피난 이후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치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제 아버지도 다시 만나시고, 못 가시던 고향에도 다시 가시고, 외할아버님 외할머님도 만나시고, 6남매 형제자매들도 다시 만나시고 그러셨으면 좋겠다"라고 모친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