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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기에 우리 군 투입? '한미동맹위기관리 각서' 협의 논란

미국, 위기관리 각서에서 '한반도 및 미국의 유사시'로 문구 수정 요구

등록 2019.10.29 11:01수정 2019.10.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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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국방 현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8월 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국방 현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아래 전작권) 전환 이후 발생하는 위기 사태에 대한 양측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29일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에 넘겨준 뒤 미측 위기 상황에도 한미연합사령부가 개입할 수 있도록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 "한미 군 당국이 한미연합사의 연합방위 및 위기관리체제를 세밀하게 규정한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를 전작권 전환에 맞춰 개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같은 국지전 등 위기 상황에서 한미연합사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다룬 문서다. 그런데 최근 미국은 협의 과정에서 위기 상황을 규정한 '한반도 유사시'란 문구에 미국을 추가해 '한반도 및 미국의 유사시'로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 및 주변 위기 상황에만 한미연합사가 개입하도록 한 종전과 달리, 전작권 전환 후에는 미국이 위기라고 판단하는 중동 등 해외 분쟁지역에까지 우리 군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 군 당국이 개정을 협의 중인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하위 문서다. 현재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양국의 무력 억지 범위를 '태평양 지역에서의 모든 위협'으로 못 박고 있어 동맹위기관리 각서 개정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될 여지도 있다.

한국 측은 즉각 미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으로 맞대응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협의 초기 단계라 이후 미국이 계속해서 '미국 유사시' 문구를 추가하자고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는 종전까지 미국이 주로 제공하던 '비대칭적 동맹' 관계에서 동맹국이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호혜적 동맹'으로 외교 기조를 바꾸고 있다. 미국이 전작권 전환과 방위비 분담금을 내세워 동맹위기관리 각서 개정을 압박할 가능성도 높다.

한미 군 당국은 오는 11월 중순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현재 논의 중인 각서 개정 문제를 양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사 #전작권 #한미상호방위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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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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